[오늘의 세상] 우주 쓰레기의 공격… 한국 科學위성, 1㎞ 차로 충돌 모면

입력 2015.01.05 03:03

['23m 접근' 예고에 한때 긴장감… 위성 잔해 대책 시급]

- 충돌 땐 심각한 피해
1㎝ 넘는 파편 50만개 추정, 총알 7배 속도로 지구 돌아

- 쓰레기 처리 나선 선진국
쌍끌이 그물로 수거 추진… 곧 '청소 위성' 발사 실험도

4일 밤 9시 31분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는 그린란드해(海) 611㎞ 상공. 우리나라 과학기술위성 3호가 총알의 7배인 초속 7㎞로 남쪽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미국과 러시아 인공위성 간 충돌에서 나온 우주 파편이 서쪽에서 거의 같은 속도로 접근해왔다. 다행히 위성은 우주 파편과 1㎞ 이상 거리를 유지한 채 지나갔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무사했지만 최근 우주 파편이 급증하면서 우리 위성과 근접하는 경우도 잦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선진국들은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 파편 등 우주 쓰레기를 처리할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주에선 페인트 조각도 흉기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4일 "오후 10시43~55분 과학기술위성 3호와 교신에 성공했다"며 "앞서 오후 9시 31분 그린란드해 상공에서 우주 파편에 1㎞ 이상 떨어져 최근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는 우리 측에 "4일 밤 위성 파편들이 23m 거리를 두고 과학기술위성 3호를 스쳐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위성과 파편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주 쓰레기와 국제우주정거장의 충돌을 그린 영화 ‘그래비티’ 사진
우주 쓰레기와 국제우주정거장의 충돌을 그린 영화 ‘그래비티’. /워너브러더스 제공
과학기술위성 3호는 278억원의 개발·발사비를 들여 2013년 11월 러시아에서 우주로 발사됐다. 적외선 관측 등 과학기술 연구가 주목적이다. 이 위성은 지난해 9월에도 옛 소련의 기상위성 파편과 99m까지 근접한 바 있다.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실장은 "미국도 위기 상황을 넘긴 것으로 보고 이미 3일 자정쯤부터 자동경보 소프트웨어를 해제했다"고 말했다.

'우주 쓰레기'로 불리는 우주 파편은 작동을 멈춘 위성의 잔해가 계속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을 말한다. 길이 1㎝ 이상은 50만개로 추정되며 10㎝ 이상인 것도 2만1000개에 이른다.

우주 쓰레기의 위력은 대단하다. 소총 탄환 속도의 7배인 초속 7㎞ 이상으로 돌고 있어 부딪히면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우주에선 말라 비틀어진 페인트 조각 하나도 지구에서 250㎏ 물체가 시속 100㎞로 충돌하는 것에 맞먹는 충격을 준다.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물체 개수 추이 그래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최근 들어 우주 쓰레기는 급증하고 있다. 2007년 중국은 고장 난 기상위성을 장거리 미사일로 요격하는 시험을 했다. 이 때 3000여개의 우주 쓰레기가 나왔다. 2009년에는 고장 난 러시아의 군사위성 '코스모스 2251'이 가동 중인 미국의 통신위성 '이리듐 33'과 충돌해 2000여개의 우주 쓰레기가 나왔다. 이번에 과학기술위성 3호와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우주 쓰레기도 바로 이것이다.

청소 집게에서 쌍끌이 그물까지

선진국들은 다양한 우주 쓰레기 대책을 강구 중이다. 미국은 우주 쓰레기에 레이저를 쏴 궤도를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다. 우주선 두 대가 어선처럼 그물을 펼쳐 우주 쓰레기를 모으자는 제안도 나왔다. 스위스 연구진은 이르면 올해 청소 위성이 집게로 우주 쓰레기를 붙잡아 함께 대기권으로 돌진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위성 판 '자살 특공대'인 셈이다.

우주 쓰레기 감시 체계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미국은 레이더와 광학망원경 등으로 길이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를 감시 중이다. 나아가 2020년까지 6조원을 더 투자해 3㎝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16년까지 165억원을 들여 전 세계 6개국에 위성추적용 광학망원경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박장현 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2021년 이후 우리 위성 궤도에 나타나는 우주 쓰레기를 파악할 수 있는 레이더와 광학망원경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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