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상장합니다] 디티앤씨 "국내·외 3000개 업체가 거래처…中 정부와 합작법인 설립할 것"

입력 2014.12.16 10:57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 ‘IT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미국·일본 등 소위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기간 내 IT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등 글로벌 IT 제조업체들의 공이 컸다. 수십년 간 제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국내 IT 산업의 특성상, 이들 IT 제조사들이 ‘일등공신’이었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삼성·LG가 오늘날의 위상을 갖게 된 것도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IT 서비스 업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디티앤씨도 국내 제조사들을 뒷받침해온 서비스 업체다. IT뿐 아니라 자동차·제약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이 국가별 규격에 맞는 지 여부를 테스트한다. 안전성과 통신 규격 등을 종합 시험·평가해 해당 제품이 내수 판매 뿐 아니라 수출 요건을 충족하는 지 판단해준다.
박채규 디티앤씨 대표이사 /용인=노자운 기자
지난 10일 오후, 경기 용인에 위치한 디티앤씨 본사를 찾았다. 3개 동으로 구성된 사옥은 규모면에서 상당히 컸다. 전자파 테스트 등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시험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채규 대표이사의 안내를 받아 시험동을 둘러봤다. 박 대표가 ‘10미터 챔버(chamber)’라 적힌 철판 옆 스위치를 누르자, 빨간 불이 들어오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철판이 움직였다. 10미터 챔버 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특수 스티로폼으로 다섯개 벽면을 둘러싼 방이 나왔다. 안테나 같이 생긴 시험 장비가 전자파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피시험체에서 뿜어져나오는 전자파를 안테나가 감지해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전송하고 있었다.
디티앤씨 본사에서 전자파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용인=노자운 기자
다른 시험동으로 이동하자, 드릴 같은 기기가 물 속에 잠겨 미세한 진동을 측정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엑스레이 장비에 대한 테스트도 이뤄지고 있었다.

“전자기기와 자동차 배터리,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모두 이 건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시험은 장비가 상당히 커서 천장도 높고 좌우로 넓은 공간을 필요로하기도 해요.”

현재 디티앤씨에 시험 인증을 맡기고 있는 회사로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005380)등이 있다. 국내·외 크고 작은 3000개 업체가 고객사로 등록돼있다.

현재 국내 시험인증 시장은 제조업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한 편이다. 미국계 업체인 SGS코리아와 디티앤씨가 시장을 주로 점유하고 있다. SGS는 지난해 국내에서 1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후발주자인 디티앤씨의 연간 매출액은 2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박 대표가 시험인증 업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대학 졸업 후 LG전자에 입사해 컴퓨터 관련 부서에서 일한 그는 팀 배치에 앞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시험 인증팀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선호도가 높은 하드·소프트웨어보다는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부서에 배치돼 일을 기초부터 배우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해외 출장이 많다는 얘기에 솔깃한 것도 있었다.

“LG전자에서 시험 인증 일을 하다보니 이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나와 한·일 합작 회사에 들어가 기술 영업 파트에서 7년 간 일했고, 1999년 퇴사해 혼자 창업했죠. 창업 후 1년 반 동안은 주로 기술 컨설팅 업무를 했어요.”

사업 초기 단계에선 한·일 합작 회사에서 만난 일본인 동료들이 많은 지원을 했다. 박 대표 홀로 컨설팅 업무를 하는 동안은 금전적 지원도 해줬고, 시험 장비를 빌려주고 10억원 규모의 보증도 서 줬다. 지금은 반대로 박 대표가 옛 동료들을 돕고 있다.
제품의 시험 인증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용인=노자운 기자
현재 디티앤씨는 국내 KC인증과 유럽의 CE·미국의 FCC를 포함한 전세계 190여개국의 규격 관련 시험 승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험 승인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며 실적도 꾸준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디티앤씨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5% 증가한 53억원을 기록했다. 올 1~3분기 매출액은 213억원, 영업이익은 81억원이었다.

전방산업의 업황에 의해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우려할 필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1만개를 만들어 시험 승인을 의뢰하면, 디티앤씨는 1만개 제품 가운데 한 개에 대한 테스트만 진행한다. 제조사의 생산량이나 판매량은 회사 실적과 별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모델의 가짓수가 얼마나 많은 지, 그리고 해당 모델에 대한 테스트 항목이 얼마나 많은 지가 관건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시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박 대표는 내다봤다. 현대차가 품질 수준을 높이고 자동차 모델 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시험 항목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배터리에 대한 시험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 /용인=노자운 기자
향후 디티앤씨는 중국 시장에 합작법인을 설립, 현지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금 주요 글로벌 제조 업체와 R&D 기관이 아시아에 밀집해있어, 중국엔 세계적인 시험인증 업체들이 대부분 다 들어가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중국 시장을 뚫으려면 중국 내에서 시험 인증을 하고 있는 정부 기관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그들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합니다.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인이나 대만인들을 고용해 영업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매출처 다양화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지만, 박 대표에게도 ‘원칙’은 있다. 삼성이나 LG의 휴대전화 시험 인증을 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는 거래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는 것.

지난 8~9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은 620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공모가는 1만8500원이었으며, 공모자금으로 약 400억원이 들어왔다. 디티앤씨는 공모자금 중 200억원을 현재 짓고 있는(2월 완공 예정) 기간산업 인증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간산업 인증센터에서는 향후 원자력·항공우주·방위산업의 신뢰성, 환경 규격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시험 대상 의료기기 품목을 늘리고 사물인터넷 산업에 대한 테스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 액면가: 500원
◆ 자본금: 49억원
◆ 주요주주: 박채규(45.3%), 이태광(0.61%), 김윤상(0.41%) 등
◆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전체 986만4110주의 30.68%인 302만6259주
◆ 주관사(키움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시험인증산업의 전방시장인 정보통신, 전기전자 및 자동차 산업 등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으로 경기가 안 좋을 경우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시험항목 요구 수준의 변화에 기술적으로 대응이 안 될 경우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주요 거래처의 해외 매출처가 소재한 국가의 정치적 위험에 따른 매출 변동 가능성이 있음.

주요 거래처에 편중된 매출 구조로 인해, 주 거래처의 실적 악화나 대금 결재 지연 시 사업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다국적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중소기업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어 향후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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