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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 사건 처음 알려진 '블라인드 앱'…대한항공, 직원들 신규가입 차단 의혹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4.12.09 17:11 | 수정 : 2014.12.09 17:16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
    대한항공이 임직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블라인드’ 가입을 막고, 이 앱을 직원들에게 쓰지 말라고 당부하는 공지까지 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 앱을 통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륙하는 비행기를 세우고 승무원 관리자(사무장)를 내리게 했다는 내용이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앱은 익명 게시판 서비스다. 대한항공 등 특정 조직 구성원들이 익명으로 고충을 토로하거나 맛집 등 정보를 교류하는 곳이다. 자기 회사 고유의 ‘블라인드’ 게시판이 생기면,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해당 회사 임직원임을 인증하고 가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익명이라는 특성상 ‘속풀이’ 성격의 글이 많다.
    대한항공 블라인드 캡처.
    대한항공 블라인드 캡처.

    지난 7일 대한항공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중에 화제는 조현아 부사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조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항공기 승무원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사건의 전말을 담을 글이 올라온 것이 발단이었다.

    제목은 ‘뉴욕발 비행기 “내려”’였다. 해당 글은 조현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규정에 대해 질문을 하고, 사무장이 태블릿PC로 규정을 보여주자 조 부사장이 해당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명령하는 상황이 묘사됐다. 이 글에서 조현아 부사장은 ‘DDA(객실승무본부장)’라는 사내코드로 지칭됐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코드는 DDY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읽은 일부 회원을 통해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현재 블라인드에 신규로 가입할 수 없는 상태다. 가입 인증 이메일을 수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수의 대한항공 직원들은 “지난 주말부터 블라인드에 새로 가입하려 해도 인증 이메일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가입한 회원들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 측이 모든 임직원의 이메일을 검열해 블라인드 가입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여객기 좌석을 점검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여객기 좌석을 점검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블라인드 앱을 공항 현장직과 승무원들이 많이 사용한다”며 “회사가 직원들끼리 마음 놓고 속내를 털어놓는 곳까지 검열한다면 이는 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T전문가들은 회사 전산팀에서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발송한 이메일을 차단하거나, 이메일에 포함된 특정 내용을 ‘필터링(걸러내기)’ 하는 방식으로 인증 이메일을 수신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 부사장 사건이 알려진 후 대한항공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같은 익명 앱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지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공지문은 “최근 익명으로 회사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직원이 있다”며 “임직원들은 자중해서 익명 앱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라”고 돼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올바른 소셜미디어 사용 정착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공지한 것이다”며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활동이 아니라면 소셜미디어 활동을 금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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