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자리를 옮긴 사람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46) 사장이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에서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이동했다. 부인인 이서현(41)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제일기획 사장을 겸임하고 있어 삼성그룹에서 최초의 '부부(夫婦) 경영'이 탄생했다. 2002년 제일기획 상무보로 삼성 생활을 시작한 김 사장은 제일모직, 엔지니어링을 거쳐 친정으로 복귀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스포츠 비즈니스 역량이 돋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김 사장이 스포츠 비즈니스 활성화는 물론 제일기획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의 도약에 나름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자리에 곧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일기획은 올 4월 축구클럽 수원블루윙즈에 이어 9월 남녀 농구단을 계열사로부터 인수해 3개 스포츠단(團)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야구, 배구 등 2개의 프로팀과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등 7개 아마추어팀을 갖고 있는 삼성은 '제일기획으로 스포츠단 통합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제일기획이 야구단(삼성 라이온즈), 배구단(삼성화재 블루팡스) 등도 인수해 스포츠계 파워맨인 김 사장에게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스포츠팀을 통합운영하도록 해 시너지 작업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로 그룹 후계 구도도 분명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건설·중공업 등 삼성의 주력 계열사를 대부분 맡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유통, 이서현 사장이 패션·광고 부문을 맡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여러 추측이 나돌던 엔지니어링도 이 부회장 쪽으로 정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