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공유하니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니 좋은 콘텐츠 생겼죠

조선일보
  • 이인묵 기자
    입력 2014.11.28 05:20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 문지원·호창성 부부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을 창업한 문지원 최고경영자(CEO), 호창성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부의 성공기는 중간 과정이 대폭 생략돼 있다. 세간에 알려진 이야기는 이렇다.

    '이 부부는 2007년 실리콘밸리에서 동영상 서비스 '비키(Viki)'를 만들었다. 비키는 6년 동안 순조롭게 성장해 2013년 일본 라쿠텐에 2200억원에 인수됐다. 부부는 수백억원대 부자가 됐다. 끝.'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이 부부가 헤쳐온 수많은 위기가 빠져 있다. 이들은 "지금 보면 쉽게 풀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도 당시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키는 국내에서 한번 창업을 한 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실리콘밸리에서 다시 창업해 글로벌 서비스로 커나가던 시점에는 서브프라임 금융 위기가 터지며 자금줄이 마르기도 했다. 호 CSO는 "사무실 마련할 돈이 없어서 PC방에 나가서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었다면 큰돈이 생기자마자 은퇴를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이들은 또 다른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빙글'을 시작했다. 문 CEO는 "스타트업이란 게 결국 자신이 발견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돈을 벌고 보니 이 돈을 바탕으로 새롭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눈에 보여 빙글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을 창업한 문지원(오른쪽), 호창성 부부. 빙글의 최고경영자와 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 부부는 동영상 서비스 비키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후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을 만들었다.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을 창업한 문지원(오른쪽), 호창성 부부. 빙글의 최고경영자와 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 부부는 동영상 서비스 비키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후 커뮤니티 서비스 ‘빙글’을 만들었다. / 빙글 제공
    비키를 만들 당시 이 부부는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미국 드라마 동영상에 한글 자막을 만들어 올리는 데 주목했다. 문 CEO는 "아무리 만들어도 돈 한 푼 버는 게 없는데 다들 열심히 만들더라"며 "그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바탕에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열정이 불법 복제라는 시스템 안에서 소비되는 것이 안타까웠죠. 이를 합법적으로, 체계적으로 만든 것이 비키입니다. 빙글이 지향하는 바도 비키의 연장선에 있어요."(호창성)

    빙글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쉽게 정보를 나누도록 만든 커뮤니티 서비스다. 비키와 마찬가지로 글쓴이가 아무리 좋은 글을 올려도 금전적 보상은 없다. 하지만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뭘 좀 아는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이도록 하고, 더 좋은 콘텐츠가 쌓이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사람을 많이 모은 서비스는 얼마든지 있지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맘 놓고 풀어놓을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은 아직 없어요. 빙글이 바로 그런 공간이 되고 싶어요."(문지원)

    빙글은 지난 24일 제9회 인터넷 대상(大賞) 시상식에서 우수한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에 수여하는 조선일보 사장상을 수상했다. 문 CEO는 "더 잘 하라는 응원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겠다"며 "한국에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세계인이 함께 쓰는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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