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상가용 빌딩의 공실률(空室率)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도 수원역 주변으로 확인됐다. 투자수익률은 부산 경성대·부경대 주변 상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한국감정원이 최근 조사한 올해 3분기 전국 106개 지역의 상가용 빌딩 임대동향을 분석한 결과, 수원역은 0.7%의 공실률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역 점포 100개 가운데 빈 상가가 한 곳도 안 된다는 얘기다. 경성대·부경대 상권은 투자수익률이 연간 10.6%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블루칩' 상권… 사당·혜화, 부산 서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중 여윳돈이 몰리고 있지만 '알짜' 투자처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상가 임대 사업을 하기에 좋은 곳을 고르려면 공실률과 투자수익률, 임대료 등 3대 지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감정원의 상가용 빌딩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지표에서 모두 상위 30위 이내에 포함된 '골든 블루칩' 상권(商圈)은 서울 사당동과 혜화동(대학로), 홍대·합정동, 부산 서면, 서울 명동과 광화문이 꼽혔다.

특히 지하철 2·4호선 사당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당동 상권은 공실률(3%)과 임대료(1㎡당 5만2500원), 투자수익률(연간 7.84%) 측면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혜화동은 임대료(㎡당 6만9900원)가 전국에서 다섯째로 높았고 부산 서면은 투자 수익률이 연 8.54%로 4위에 올랐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서면은 금융과 유통의 중심지인 데다 지하철 등 교통 접근성(接近性)이 좋아 다양한 연령층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알짜 틈새' 상권…울산 삼산·대구 상인월배·서울 장안

공실률과 투자수익률·임대료 등 세 가지 지표를 모두 만족시키는 상가는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기 투자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는 임대료보다는 공실률이 낮고 투자수익률이 높은 '알짜 틈새' 상권을 찾는 게 낫다. 울산 삼산동과 전하동, 대구 상인·월배동, 서울 장안동·공덕동 등이 대표 지역이다. 특히 울산 전하동은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직장인들의 탄탄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공실률이 2.7%밖에 안 되고 투자수익률도 연 8.22%에 달한다.

롯데백화점 상인점과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월배지구 아파트단지(약 1만여 가구)가 밀집한 대구 상인·월배동 역시 공실률(6.2%)과 투자수익률(연 7.29%)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유명한 서울 장안동은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을 중심으로 은행·보험사·호텔 등 상권이 형성돼 있다.

'뜨는' 상권…인천 계양·대구 시지·수원 인계

최근 1년 동안 도로가 개통되거나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되면서 상권이 새롭게 형성된 곳도 있다. 여기에는 인천 계양구와 주안동, 대구 시지지구, 수원 인계동이 해당된다.

이들 상권은 최근 1년간 빈 상가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곳. 특히 인천 계양구는 작년 10월 이후 공실률이 21.5%에서 8.8%로 가장 많이 줄었고 대구 시지지구와 인천 주안동도 공실률이 6.2%포인트, 5.5%포인트씩 감소했다. 수원 인계동은 공실률이 0.8%에 불과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상가 공실률이 10% 미만이면 상권이 비교적 잘 형성돼 있는 곳"이라며 "특히 인계동은 갤러리아백화점·뉴코아 등 대형 쇼핑시설에 수원시청이 들어서 있고 작년 말 지하철 분당선 수원시청역이 개통하면서 상권이 크게 살아났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시장과 강원도 원주, 경기 분당신도시는 최근 1년간 임대료가 많이 오른 지역들이다. 중구시장은 작년 9월 1㎡당 평균 5만5800원이었던 임대료가 최근 6만원으로 올랐고 원주도 같은 기간 3만5800원에서 3만9200원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상가 관련 지표도 중요하지만 초기에 과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인근에 지하철 역이 있고 유동인구가 많으면 상가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의 공실률·임대료도 중요하지만 상가의 노후 정도,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