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경남 진주법원 경매법정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경남 남해군에 있는 2751㎡(약 830평) 크기의 임야가 매물로 나오자 응찰자 38명이 몰린 것. 이 땅은 감정가(1925만원)의 5배가 넘는 9984만원에 팔렸다. 한 전문가는 "땅값이 싼 데다 바닷가와 도로가 바로 연결되고 전원주택이나 펜션을 지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LH가 이달 4일 경기도 시흥 목감지구에서 입찰에 부친 점포 겸용 주택용지도 큰 인기였다. 이날 매물로 나온 37개 필지에 대해 2500명이 신청해 평균 67대1 경쟁률로 하루 만에 모두 팔린 것이다.
'9·1 부동산 대책' 이후 토지 시장에는 이처럼 훈풍(薰風)이 분다. 전국의 땅값이 47개월째 오르고 올 들어 누적 상승 폭(1.43%)은 최근 5년간 최고치이다. 올해 9월 토지 거래량(총 21만3677필지)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48% 정도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펜션·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땅을 사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점포 겸용 단독주택 1348개 필지(5466억원)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692개 필지·2202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
청약 경쟁도 뜨겁다. LH가 한 달 전 충남 내포신도시에서 진행한 23개 택지에 대한 입찰에는 2062명이 신청해 평균 90대1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점포 겸용 주택용지 역시 45필지 모집에 1만7531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390대1까지 올라갔다. LH 관계자는 "계약 건수가 예년의 3배 수준으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비싼 집값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토지 매매 시장에서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