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고객 기만 홍보성 블로그… 4개社 적발

입력 2014.11.04 05:42

[오비맥주·아우디코리아·카페베네 등 4곳에 3억여원 과징금]

최대 10만원 대가 지급 받고 협찬 사실 안 밝힌 채 제품 리뷰
돈 받고 글 쓴 블로그 55곳 중 14곳이 네이버選定 파워블로그

자동차를 품평하는 글을 인터넷에 자주 올리는 파워블로거 A씨는 2012년 아우디 승용차를 소개하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디자인이 흠잡을 데 없다' '승차감이 부드러우면서 단단하다'고 일방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면서도 '지인을 통해 아우디 모델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며 마치 객관적인 경험담인 양 포장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아우디 측으로부터 10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게재한 광고글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1년 이후 블로그의 리뷰에 광고 여부를 명시토록 했지만, 이런 규정이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3일 블로그를 통해 광고 글을 실으면서 광고임을 표시하지 않은 오비맥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카페베네 등 4개 사업자에 총 3억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돈을 받고 글을 쓴 블로그 55곳 가운데 14곳(25%)은 네이버가 선정한 파워블로그인 것으로 드러나, 파워블로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체 돈 받고 상품 리뷰 쓴 파워블로그 적발

이번에 적발된 기업들은 블로그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광고 대행사를 통해 파워블로거 등에게 광고글을 의뢰했다가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55개 블로그가 광고 대행사를 통해 최소 2000원에서 최대 10만원의 대가를 지급받고 제품 리뷰를 썼다가 적발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광고 대행사와 블로거들의 부적절한 공생 관계가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파워블로그 리뷰의 경제적 대가 확인 가능 여부 그래프
예컨대, B블로거는 오비맥주의 영상 광고를 게재하면서 '오늘은 맥주가 급 땡긴다'면서 개인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카페베네를 홍보한 C블로거는 '얼마 전에도 시간 보내다 나왔다' '나들이 장소로 넘 좋다'면서 경험한 내용으로 작성했다. 하지만 두 블로그 모두 광고임은 밝히지 않았다.

블로거가 기업으로부터 돈이나 협찬을 받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경우 반드시 경제적 대가 지급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블로그 구독자들이 광고임을 모르는 상태에서 객관적인 리뷰인 것처럼 오인토록 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문제가 된 기업들은 "블로그에 거짓글을 실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공정위는 광고글을 통해 소비자를 기만한 책임은 광고주가 가장 크다고 판단해 제재했다. 해당 기업들은 당초 광고 대행사에 지급한 광고비의 최고 10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제재를 받은 기업 임원은 "그동안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입소문 홍보) 차원에서 블로그 광고를 쉽게 생각했는데, 향후 경영에 큰 리스크(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온라인 광고 관리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파워블로거 14명 포함… "포털도 책임 있어"

공정위가 30여개 광고업체에 대한 심층 조사를 벌인 결과 법 위반 사례를 4건(광고주 기준) 적발했지만 실제로 뒷돈을 받고 홍보성 글을 쓰는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수많은 리뷰들을 일일이 점검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주기적인 조사 외에도 포털 측의 자정(自淨) 노력이 있어야 거짓 광고글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에 적발된 블로그들은 4곳 중 한 곳꼴로 네이버가 매년 선정하는 '파워블로그' 마크를 달고 활동 중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블로거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파워블로거에서 탈락하는 것인 만큼 포털 측이 참고하도록 해당 블로거 명단을 네이버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400여명의 전문 모니터링 인력을 운영하면서 불법ㆍ유해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적발된 블로거에 대한 제재 여부와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해서는 "공정위로부터 관련 건을 통보받은 뒤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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