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조선비즈
  • 한동희 기자
    입력 2014.11.01 08:00

    최윤섭 지음|클라우드나인|400쪽|1만8000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세상을 떴다. 하지만 아이팟과 아이폰, 매킨토시 같은 혁신 제품들은 IT 산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다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또다른 유산 하나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로 '맞춤 의료'다.

    잡스는 생전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개인 유전자 분석을 시도했다. 사상 처음이었다. 자비 10만달러를 들였다. 수백개에 달하는 유전자 중 암을 발병한 이상을 찾는 검사였다.

    결과적으로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암이 발병하기도 전에 미리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그는 눈을 감았다. 자신이 받은 검사를 바이오 벤처회사 파운데이션 메디신이 이어받아 일반인들도 싼 값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른바 '헬스케어' 산업이라는 새로운 물결의 시작이었다.

    책은 글로벌 IT 기업들과 벤처 회사들이 어떤 전략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고 있는지부터 소개한다. 잡스가 연 맞춤 의료 서비스인 개인 유전자 분석을 비롯해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올 법한 기술들이 등장한다. 먹는 약에 디지털 센서를 달아 신체 이상을 추적하고, 스마트폰이 심전도 측정기가 되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먼 미래라고만 생각했던 헬스케어 기술이 얼마나 현실에 가까워졌는지를 실감케 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도'하는 에반젤리스트라고 부른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기업, 병원, 대학교 등에서 헬스케어 분야 전문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책이 담고 있는 방대한 사례들을 보면 저자의 관심과 취재 노력이 느껴진다.

    책은 IT 기술의 발전이 의료 현장과 병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구글의 웨어러블 기기 '구글 글래스'와 암 진료 분야에 뛰어든 IBM의 슈퍼컴퓨터, 어떤 모양이든 만들어냄으로써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는 3D 프린터도 등장한다.

    헬스케어 산업이 당면했거나 앞으로 직면할 과제들도 살펴본다. 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 승인 시스템의 문제를 비롯해 유전자 분석에 따르는 특허 소송 문제를 다룬다.

    헬스케어 사업의 성공 모델도 타진해 본다. 웨어러블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자가 측정기와 수면 웨어러블 기기 ‘Zeo’ 등의 실제 실패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살핀다. 가령, 각종 의료 규제에 대응하려면 우선 사업이 펼치려는 서비스가 의료용인지, 건강 관리용인지 가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작은 차이가 판매 마진을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산업은 저자의 말대로 '이미 시작된 미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다. 그 역사부터 최신 동향까지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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