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e사람] 쁘띠아미, 국내 유일 글루텐프리 빵집…대기업 제휴 제의 잇따라

조선비즈
  • 김형민 기자
    입력 2014.10.30 06:00

    이은창 쁘띠아미 대표 / 김형민

    주부 김모씨는 다섯살난 아이에게 지금껏 한 번도 빵을 먹여본 적이 없다. 아이에게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 자녀는 유치원 생일파티 때도 아이들이 먹는 케이크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김씨 자녀처럼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빵을 쉽게 소화하지 못한다. 글루텐이 소장 융털을 긁어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글루텐은 빵 제작에 있어 필수요소다. 부풀어 오른 빵을 오븐에 넣어도 그 모양을 유지시켜 준다. 보통 빵에는 글루텐이 20%에서 25% 정도 들어있다. 글루텐을 5% 미만으로 낮추거나 아예 빼는 제과 업체는 전 세계에서 극소수다. 직원수 3명에 불과한 국내 소규모 제과업체가 글루텐프리(글루텐 함량을 5% 미만으로 낮춘) 빵 제작에 성공했다. 경기도 남양주 소재 ‘쁘띠아미’다.

    이은창 쁘띠아미 대표는 사업이 실패하면서 사지가 마비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쌀눈이 들어있는 쌀을 먹고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그때부터 쌀에 빠져 살았다. 당시 쌀과 관련한 자료가 국내에는 부족했다. 그는 일본, 미국 논문을 찾아보며 쌀 박사가 됐다. 쌀눈을 남겨 놓는 도정 기계까지 개발했다.

    처음에는 쌀눈쌀(쌀눈을 남겨 놓은 백미)을 백화점 등에 납품했다. 소비자는 쌀눈쌀을 외면했다.

    ◆“제 빵을 먹고 눈물을 흘린 고객이 많습니다.”

    / 쁘띠아미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쌀을 가지고 무슨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구상했다. 빵이었다. 쌀빵은 이미 나와 있었으나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었다. 쌀빵 소비자를 살펴본 결과 외면받는 이유는 분명했다.

    쌀빵 소비자는 밀가루 빵에 들어간 글루텐을 먹지 못하는 특수 체질을 가진 사람이 다수였다. 당시 쌀빵엔 15% 이상 글루텐이 포함된 제품밖에 없었다. 소비자는 글루텐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쌀빵을 찾았다. 하지만 쌀빵에도 글루텐 부작용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대표는 글루텐 함량을 크게 낮춰야 쌀빵이 성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루텐 함량을 적게 넣고 빵을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전국에 유명 제과 기능장을 찾아 다녔지만 모두 실패했다. 어느 날 그가 운영하던 쌀 동호회의 회원이 찾아왔다. 그는 글루텐 없는 쌀빵을 만들어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당시 이 대표는 기능장도 실패한 쌀빵 제조를 아마추어가 어떻게 만들겠냐 의심했다. 이 대표는 ‘혹시나’하고 그에게 쌀가루를 보냈다.

    다음 날 이 대표에게 소포하나가 배달됐다. 쌀가루로 만든 빵이었다. 이 대표는 소포를 받은 그날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의심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자신 눈 앞에서 만들어보라고 또 한 차례 주문했다. 그는 이 대표 앞에서 쌀빵 제작을 시작했고 역시 성공했다. 이 대표는 그를 쫓아다니며 사업을 권유했다. 1년간 설득 끝에 그는 2009년 쁘띠아미에 합류하게 됐다. 최지연 쁘띠아미 쉐프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리아 사업 제휴도 거절 “소량 주문생산 위해”

    / 쁘띠아미

    이 대표는 철저히 주문 생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가 글루텐이나 달걀, 우유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해당 재료를 제외한다. 각종 음식 재료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가 주요 고객이다.

    그는 주문을 받고 제품 상담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고객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아들에게 빵을 맛보게 하려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사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빵을 먹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쁘띠아미 글루텐프리 빵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이 사업 제휴를 제안했다. 롯데리아는 하루 5만 개 햄버거 빵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대량생산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개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알레르기 때문에 빵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 그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은 현재 우리 제품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어 “초도구매 소비자 재구매율은 90%를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글루텐프리 케이크 가맹점 사업을 구상 중이다. 매장 위치 선정과 재료 교육, 소비자 응대 교육 등 가맹점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놨다. 그는 “아직 물류 시스템이 갖추지 못했다. 물류 시스템을 마련한 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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