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화재 지분 매입 추진

  • 호경업 기자

  • 김은정 기자

  • 입력 : 2014.10.29 03:11

    이번엔 0.1%씩 취득승인 절차, 이후엔 지분추가 자유로워져
    경영권 승계 위한 포석인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김연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삼성화재 지분 매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친(父親)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생명 최대주주 자리를 승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28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각각 0.1%씩 매입하기 위해 금융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재무 상태 등에서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고 보고 29일 정례회의에서 이 부회장의 주식 취득을 승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주식을 100% 매입하는 과정에서 보유 지분 7.7%를 매각해 252억원을 현금화했으며 이 돈으로 삼성생명·삼성화재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선 두 회사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持分 승계 사전 정지 작업

    삼성의 공식 설명과는 달리, 재계에서는 이번 주식 매입을 병석에 있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보유 지분(약 20.8%)을 상속하기 위한 작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룹 내에서 사실상 금융지주 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 등 핵심 제조 계열사 지분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기본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도 맡고 있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이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 15%를 갖고 있는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화재 지분이 단 한 주(株)도 없다.

    삼성생명 주요 주주 그래프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일단 소액(少額) 지분이라도 삼성생명·화재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위를 획득하고 금융 당국의 주식 매입 승인 절차도 미리 밟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행 규정상 보험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되거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되려는 주주는 처음 지분을 취득할 때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면 심사를 통과한 이후의 추가 지분 취득은 특별한 절차 없이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이 부회장이 금융 당국 승인을 거쳐 특수관계인이 되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을 때 다시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금융기관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당국의 심사가 필요하고,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갑작스럽게 최대주주가 되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자격심사 절차를 밟아놓자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는 것보다 단 0.1%의 지분이라도 미리 보유해 놓은 상태라면 향후 상속 절차를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非전자계열사 지배 강화 목적도

    상속 문제와 별개로 이 부회장이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상징적인 주식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최대주주로서 금융계열사에 대한 통제 권한이 있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화재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명분이 약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계열사 지분 취득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몸담고 있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의 활동 영역은 주력인 전자뿐 아니라 금융·건설·상사 등 그룹 계열사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달 27일 저녁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이태원동의 '승지원(承志園)'에서 해외 손해보험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본지 10월28일 A1면 보도〉을 가졌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