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모바일 로고

‘제2의 골드뱅크인가, 한국판 IAC인가’

설립 2년 만에 국내 벤처기업 35개를 인수한 옐로모바일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컬비즈니스본부장 출신인 이상혁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모바일 소셜커머스 ‘쿠차’, 여행 서비스 ‘여행박사’, 모바일 광고회사 ‘카울리’ 등을 잇달아 인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옐로모바일은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 기업인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여러 기업을 인수하지만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매출 271억원을 달성했다. 내친김에 올해 매출 750억원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연말까지 인수기업 수를 40개까지 늘려 몸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내년도 국내 증시 상장 계획도 갖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미국 IAC(인터액티브코프)와 비교된다. 사업전략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IAC의 경우 검색, 온라인 상거래, 온라인 데이팅 등 세계 40개국 50개 이상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 ‘비메오’, 데이팅 플랫폼 ‘틴더’, 검색엔진 ‘애스크닷컴’ 등이 IAC가 사들인 기업이다. IAC의 지난해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으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그렇다면 옐로모바일은 무슨 돈으로 이토록 많은 기업을 살 수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업 인수를 지분교환 방식으로 하면 현금이 많지 않아도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또 현금이 필요할 경우 금융기관과 투자회사의 도움도 받는다. 옐로모바일은 DSC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등 8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78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해외투자도 유치하고 있다.

기존 벤처캐피탈 회사가 개별 기업에 자본을 투자하는 데 그치는 반면, 옐로모바일은 인수한 기업을 모아 ‘벤처연합군’ 형태를 취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옐로모바일에 대한 국내 벤처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벤처생태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의견부터 정체가 모호한 기업 사냥꾼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 설립 후 지금까지 35개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도 M&A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기업을 사고파는 것 자체가 나쁜 인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달리 M&A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국내 벤처업계에 옐로모바일이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에는 인수 이후 인력과 기술, 운영, 광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주는 서비스 ‘굿닥’은 기업 간 서로 광고를 해주는 크로스 마케팅을 통해 매출이 1000만원에서 인수 후 1억원까지 올렸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이 회사의 덩치만 키운 후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를 노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 6월 말 기준 옐로모바일의 부채는 66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40%에 달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다가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퇴출당한 골드뱅크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광고를 보면 돈을 주는 사업모델을 선보인 골드뱅크는 설립 1년 반만에 코스닥에 상장까지 했었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골드뱅크와 닮아있다”며 “아직은 알짜 벤처기업만 인수하고 있어, 성공 여부는 내년 상장 이후를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