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66·사진)씨가 "삼성은 우리 체제 또는 대한민국의 일부"라며 "우리 사회와 같이할 수 있는 공적(公的)인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식인과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과의 대화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문열씨는 15일 서울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작가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현실과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탈리아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인 안토니오 그람시(Gramsci)의 이론을 언급하면서 "시민사회에서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진지(陣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람시는 '이념적 헤게모니를 쥐고 자본주의를 전복(顚覆)하려면 교육·언론·학계·문화·예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진지전(陣地戰)'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가이다. 이문열씨는 그람시의 이론을 거꾸로 빗대 '한국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