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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TALK] 파업 찬반투표 3주 넘게 진행… 개표 미루는 현대중공업 勞組

  • 신은진 기자

  • 입력 : 2014.10.15 03:05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달 23일부터 3주(週) 넘게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애초 4일간 투표하고 개표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노조 측이 투표 기간을 한없이 늘리고 있는 것입니다. 총 16곳의 투표소는 지금 3곳 안팎으로 줄었고 30여개의 투표함은 봉인된 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노조 측이 "지난달 말 투표 참여자가 반수를 넘어 총회 성사 요건을 갖춘 상태"라고 하면서도 정작 투표함 개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조 측은 "회사의 방해 탓에 주눅이 든 조합원들이 아직 투표를 못 하고 있어서 당분간 투표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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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회사 측은 "과반(過半)의 조합원이 투표했다면 이제 개표를 진행해 조합원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라며 "이미 과반수가 참가했는데도 개봉을 미루는 투표는 절차상 하자(瑕疵)가 있는 것"이라고 노조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병모 현대중 노조위원장은 최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꼭 파업을 위해 투표를 한 것은 아니지만 압도적 찬성률로 임단협에서 승리하자"고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노조원들이 투표를 더 하면 찬성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인 듯합니다.

    회사 측 생각은 달라 보입니다. 이미 파업 열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집행부가 너무 낮은 찬성률을 우려해 개봉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하루 파업하면 직원 1인당 평균 40만원 정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파업 찬성률이 높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회사 측은 일요일인 지난 12일 현대중공업그룹 창사 후 처음으로 임원 260여명 전원(全員)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습니다. 그만큼 회사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지요.

    노조가 근로조건과 관련해 의사 표시와 행동을 할 권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투표함 개봉을 무작정 미루면서 쟁의(爭議)를 이어가는 것은 위기를 이겨내려고 발버둥치는 많은 종사자의 발목 잡기밖에 안 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노조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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