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主 바뀌어도 세입자에 무조건 5년 임대 보장

  • 유하룡 기자

  • 입력 : 2014.09.25 03:06

    [상가 임대차 보호法 어떻게 달라지나 Q&A]

    -계약 끝나면 어떻게
    세입자가 새 세입자 주선하면 건물주는 사유없이 거부 못해

    -건물주가 직접 영업하려면
    1년 이상 비영리 목적 사용후 임대하거나 스스로 영업 가능

    -예상되는 부작용은
    임대료 오를 가능성 적지만 일부 지역은 일시적 상승 가능

    정부가 그동안 사각(死角)지대에 놓여 있던 상가 권리금을 보호하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다. 건물주가 바뀌어도 상가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 기간 5년을 보장받고, 계약이 끝나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오면 건물주가 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올 정기국회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해 연말까지 법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6월 이전에는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야당도 영세 자영업자의 권리금 보호를 주장했던 만큼 법 통과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 건물주들이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한꺼번에 임대료를 올리거나 권리금 인정에 따른 신규 창업자의 부담이 늘어나 상가 투자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달라지는 상가 임대차와 권리금 보호 제도를 문답으로 알아본다.

    정부가‘상가 권리금 보호 방안’을 발표한 24일, 서울 송파구 신천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걸린 상가 매물표를 지나가던 시민이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정부가‘상가 권리금 보호 방안’을 발표한 24일, 서울 송파구 신천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걸린 상가 매물표를 지나가던 시민이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는“이번 조치로 상가 임대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상가 권리금을 국가가 보호할 이유가 있나.

    "권리금은 사인(私人) 간 거래여서 명문화한 보호 규정이 없다. 계약 기간이 끝나도 건물주가 인정하지 않으면 세입자는 권리금을 건지기 힘들다. 하지만 임차인의 투자 비용과 영업 활동 결과로 형성된 지명도나 고객은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도 세입자가 창출한 영업 가치를 건물주가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가 권리금 규모는 얼마나 되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 상가 권리금 규모는 33조원 정도다. 이 가운데 건물주 방해로 회수하지 못한 권리금이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권리금 피해 사례는.

    "19년간 중국집을 운영하던 A씨가 대표적이다. 월세를 3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3배나 올려달라고 요구해 권리금을 못 받고 점포를 비웠는데 건물주가 석 달 뒤 새로운 세입자에게 세를 놓으면서 권리금을 2억원이나 챙겼다."

    ―권리금을 어떻게 보호하겠다는 건가.

    "두 가지 방식이다. 우선 건물주가 바뀌어도 임대차 계약기간 5년을 무조건 보장한다. 지금은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이 일정 규모 이하인 경우에만 보장했다. 예컨대 서울은 4억원 이하였다. 이 경우 건물주가 바뀌면 남은 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세입자가 나가야 했기 때문에 권리금을 회수할 길이 없었다.

    다른 하나는 계약 기간이 끝나 기존 세입자가 다른 세입자를 구해오면 건물주는 이 사람과 계약을 맺도록 하는 이른바 '협력 의무'를 부과한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계약을 거절할 수 없다. 기존 세입자는 새 세입자와 협의해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상가 권리금 분포 현황. 상가 임대차 제도 어떻게 달라지나.
    ―건물주가 새 세입자와 계약을 거부할 수 있나.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거부할 수 없다. 건물주는 기존 세입자가 주선한 새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직접 권리금을 받을 수 없다. 새 세입자가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주지 못하도록 막아서도 안 된다.

    예외는 있다. 기존 세입자가 월세를 3회 이상 연체하거나 건물주 동의 없이 전대(轉貸)한 경우, 세든 건물을 고의로 파손한 경우 등이다. 새로 데려온 세입자가 보증금이나 월세 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에도 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기존 세입자가 권리금을 인정받으려면 계약 종료 후 2개월 안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 만약 건물주가 계약 종료 3개월 전에 재계약 거절을 통보하면 기존 세입자는 계약이 끝나기 이전에 새 세입자를 구해야 권리금을 인정받을 수 있다."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영업하겠다고 한다면.

    "건물주가 세입자의 영업 가치를 이용하거나 건물주 스스로 영업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경우라면 세입자의 재계약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건물주가 상가를 1년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만 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

    ―건물주가 계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구제 대책은.

    "건물주 상대로 손해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시·도에 권리금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권리금 구제 요청이 들어오면 손해배상 여부를 결정한다. 새로 도입할 권리금 보호 신용보험에 가입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상가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은 없나.

    "2002년 상가임대차보호법 도입 당시에도 그런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 현재 전국 상가 공실률이 평균 9%대로 높고 경기도 좋지 않다. 2002년에도 임대료 상승률은 연 0.3% 수준에 그쳤다. 다만 지역에 따라 일시적 상승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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