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업계에서 '옐로모바일(Yellomobile)'이 거침없는 인수·합병을 단행하면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2012년 8월 설립된 옐로모바일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하에 최근까지 40여개의 기업·서비스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사업인 쿠차·쿠폰모아를 시작으로 알람앱 '알람몬', 병원 안내 앱 '굿닥'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여행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자회사 '옐로트래블'을 만들고 국내 4위 여행사 여행박사까지 인수했다. 모바일 광고회사 카울리를 비롯해 퍼플프렌즈·이모션글로벌 등도 옐로모바일에 합류했다.

옐로모바일이 지난달 말 공시 사이트에 증권신고서를 등록하자 당일 조회 수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여러 기업을 인수했다는 사실은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실적과 부채 규모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매출 90억원이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27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모바일 광고다. 올 상반기 카울리·이모션·위드블로그 등 모바일 광고 사업이 전체 매출의 64%인 185억원을 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의 성장세를 인정하면서도 지나치게 빨리 몸집을 불려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증시 상장을 앞둔 전략적 행동이거나 현금 회수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옐로모바일도 업계의 우려를 인식한 듯 증권신고서 곳곳에 각종 위험 요소를 스스로 적시해 놓았다. 가장 큰 이익을 내는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정체 가능성, 인수·합병 과정에서 끌어들인 차입금 규모의 확대, 전환사채 발행으로 인한 부채 총계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는 스타트업의 생존력 강화를 위해 일종의 '스타트업 연합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은 각자의 힘으로 서비스를 지속해가기 어렵다"며 "뜻이 맞는 기업들끼리 손을 잡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이 1990년대 말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골드뱅크의 전철을 밟게 될지,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승승장구할지는 미지수다. 골드뱅크는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모델로 화제를 모았지만 수익 창출에 실패하고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여파로 문을 닫았다. 반면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바탕으로 포털, 통신, 상거래, 게임, 벤처 투자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