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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김호·유민영의 '새로운 발견'] 교황과 잡스, 두 탁월한 리더의 공통점

  •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 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 입력 : 2014.08.23 03:29

    - 5가지 유사한 일 스타일

    ① 심플디자인·가난한 교회… 혁신 방향 뚜렷하게 제시

    ② 일관된 모습으로 반복… 원하는게 뭔지 명확하게 해

    ③ 실행은 과감, 진심으로… 대충 시도만 하는건 안통해

    ④ 다르게 생각하기 실천… 통념을 깨는 것에서 성장

    ⑤ 공감받는 소통법 추구… 받아들이는 상대를 늘 생각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고수(高手)끼리는 통하는 법이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티브 잡스와 프란치스코 교황도 말이다. 두 사람은 각각 2010년과 2013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잡스는 CNBC, 교황은 '포천'지가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였다.

    두 사람은 혁신가다. 한국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 교황에게 경영자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바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마케팅 전문가로서 17년 넘게 스티브 잡스를 도왔던 켄 시걸의 저서 '미친 듯이 심플'을 보면 스티브 잡스와 교황이 일하는 방식 사이에 몇 가지 유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①뚜렷함과 상징

    하수(下手) 경영자들은 "혁신해야 한다"고만 외친다. 고수(高手)들은 그 혁신의 방향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잡스에겐 '심플한 디자인'이고, 교황에겐 '가난한 교회'다. 두 사람은 모두 취임 초부터 혁신의 방향을 단순화하고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켄 시걸은 명확함이 조직을 변화하고 전진시킨다고 말한다. 뚜렷하게 보여주는 방법의 하나는 상징을 활용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를 패러디한 애플의 광고 캠페인은 스티브 잡스가 상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교황 역시 2013년 선출 당시 청빈의 삶을 상징하는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정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 어젠다가 무엇이며 개혁의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히 했다. 이건희 회장이 불량 제품을 쌓아놓고 화형식을 펼친 상징적 이벤트를 통해 품질에 대한 그의 의지를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주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티브 잡스와 프란치스코 교황
    ②반복과 일관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입국 순간부터 매일 세월호 유족을 만났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복식을 위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유가족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약자와 희생자 편에 선다는 걸 반복해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한다.

    반복이 중요한 이유는 혁신에 일관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잡스는 제품 디자인에서만 단순함을 추구한 게 아니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부터 회의 방식, 웹사이트 디자인과 광고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단순함의 철학을 반복했고, 일관되게 나아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사제 시절에서부터 교황이 된 이후에도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검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영자들은 각종 행사나 인터뷰, 연설을 통해 많은 약속을 한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반복해 일관성을 만들어내는 리더는 소수다.

    ③'과감'과 '진심'

    교황은 방한 기간 중 7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행군을 계속했다. 앉아있기보다 서 있었고, 장애인들과 약자들을 만날 때면 진심으로 어루만져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어떤 일정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청은 조정을 거치지 않고 과감하게 수용했다. 이러한 행동은 사람들에게 그가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신뢰를 만들어낸다.

    기업에서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과감하게' 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켄 시걸은 많은 기업이 애플처럼 단순화 혁신을 하지 못하는 건 조직 내 특정 영역에서만 시도하는 정도로 그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혁신의 방향이 정해지고 나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스티브 잡스에게 '거의 했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그가 정한 혁신의 기준은 타협 불가능했다. 과감하게 진심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혁신하는 것이 아니다.

    ④다르게 생각하기

    애플의 유명한 광고 슬로건인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는 애플의 정신 그 자체였다. 그는 전화와 음반 시장, 컴퓨터를 새롭게 해석해 아이폰·아이튠스·아이패드를 히트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는 방한을 앞두고 한 잡지 인터뷰에서 "다른 이의 믿음을 존중하고, 개종시키려 들지 말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말이 아닌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사람들을 매혹하는 것이 교회의 진정한 성장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무신론자에 대해서도 "그 사람만이 가진 인간성을 심판할 권한이 나에게는 없다"면서 예수를 안 믿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지옥에 간다는 의견들과 거리를 두었다. 심지어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⑤인간적으로 소통하기

    독설가인 잡스가 인간적으로 소통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파워포인트에 글자만 빽빽하게 담거나, 뻔한 이야기로 회의나 행사에서 연설하는 경영자들과, 글씨는 거의 쓰지 않고 주로 그림을 통해 단순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스티브 잡스 중 누가 더 인간적인 소통을 했는지.

    일반 소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온갖 제품 스펙을 나열하는 것보다 1세대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주머니 속의 노래 1000곡"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훨씬 더 인간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언어"를 가장 인간적인 단어라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교황은 2013년 한 연설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뭔가 좋은 것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해미 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단에게는 "공감하는 능력이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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