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년 맞은 제주넥슨박물관…"20~30년된 낡은 컴퓨터 찾아요"

입력 2014.07.28 13:59 | 수정 2014.07.28 15:21

“20~30년된 삼성전자 컴퓨터를 갖고 계신 분을 찾습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지난 1년간 수 많은 벽을 만나야 했다. 개인용컴퓨터(PC)가 처음 보급된 1980년대 생산된 컴퓨터를 찾아 전 세계를 헤매 다녔지만 헛걸음하기 일쑤였다. 1980~1990년대를 주름 잡던 삼성전자와 대우전자, 금성사, 삼보컴퓨터의 286과 386컴퓨터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최 관장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서슴없이 낡은 컴퓨터를 수소문하는 습관이 생긴 것도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이 27일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넥슨 제공
이달 27일 개관 1년을 맞은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만난 최 관장은 “1년간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전시품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수집에 나서고 있지만 뜻대로 쉽지 않다는 것.

최 관장은 “여러분의 도움으로 약 5500점의 전시품을 확보했지만 1980년대 말 초창기 국내 컴퓨터를 찾기 어렵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기증과 기탁을 받는 등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박물관을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지난해 7월 처음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 문을 연 컴퓨터 박물관은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유일하다.
넥슨컴퓨터박물관 전경. /넥슨 제공
처음 문을 열 당시 4000여점에 불과했던 소장품은 1년새 5500여점으로 늘었다. 최 관장을 비롯해 박물관 직원들이 국내외 곳곳에서 발품을 팔며 찾아낸 결과물이다. 특히 이 가운데 300여점은 이종원 KOG 대표 등 여러 업계 전문가, 관람객들의 기증과 기탁으로 확보했다.

“미국 컴퓨터히스토리뮤지엄 등 해외 유명 박물관은 전시품을 한번도 사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에서부터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등 개인들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등 단체들이 기증하는 전시품만해도 벅차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박물관은 전시보다는 수집·연구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 관장은 “개관 1년을 맞았지만 미래와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전시품으로 채워질 것이며, 그렇게 쌓이면 전시회와 박물관이 모두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3층 전시실의 모습 /넥슨 제공
박물관은 제주도의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섬의 새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 총 11만명의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찾았다. 특히 제주도민들과 학생들의 방문이 많았다. 평일 관람객의 60~70%는 제주도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차지한다. 박물관은 또 제주대와 제주한라대, 제주관광대, 제주고, 제주여상 등과 함께 실습교육, 인턴십, 자원봉사 과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엔엑스씨엘(NXCL)의 직원 90% 가 제주 출신들로 이뤄진 것도 눈에 띈다.

최 관장은 “제주도에 수많은 박물관, 체험관 등이 있지만 제주도민이 돈을 내고 관람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제주도민들이 즐기고 함께 만들어가는 장소로, 향후 네오플이 제주도로 내려오면 아카데미 등 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최근 야심 찬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순간’이라는 이 프로젝트는 넥슨이 추진하는 두번째 디지털아카이빙 사업. 국내 게임, 컴퓨터를 망라하는 IT현대사 아카이빙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다. 지난 5월 바람의 나라 복원에 성공하면서 온라인 게임의 역사적 보존과 연구의 필요성과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및 NXC대표가 직접 낙찰받은 애플1의 모습 /넥슨 제공
최 관장은 “1980~1990년대 급격한 산업발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순간이 찰라의 순간처럼 지나갔다”며 “게임 등 IT산업발전 과정에서 전길남 박사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고 이들의 육성과 이야기, 자료를 집대성하는 책과 아카이빙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관장은 이화여대 사범대학 교육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서양화로 석사를, 또 미술교육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최 관장은 2011년 넥슨의 박물관 개관 태스크포스(TF) 때부터 함께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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