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로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에 그쳤다. 5분기만에 최저치다. 한국은행이 불과 2주전인 지난 10일 전망했던 0.7%보다도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사회적 애도 분위기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11분기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게 주된 영향을 미쳤다. 수출이 그나마 2% 가까이 증가해 성장률을 방어했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1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대비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0.6%를 기록한 이후 5분기 만에 최저치다. 또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 1.1%, 0.9%, 0.9% 등으로 1% 수준을 유지했던 성장세가 꺾였다. 경기회복기에 일시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소프트패치' 현상으로 해석된다.

전년동기대비로도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작년 1분기 2.1%, 2분기 2.7%에서 3분기에 3.4%, 4분기 3.7%, 올해 1분기 3.9% 등으로 계속 높아졌다가 이번에 3.6%로 둔화됐다.

2분기 성장률에 타격을 준 것은 한은이 우려한 대로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 감소 영향이다.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어 0.3% 감소했다. 2011년 3분기에 -0.4%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서비스업 중에서 도소매 및 음식숙박은 0.1% 줄었고, 운수 및 보관은 0.5% 감소했다. 세월호 사고로 여행, 단체행사 등 활동이 위축된 영향이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 1.3% 증가했다. 지식생산물투자는 특허권 관련 국외지출 등이 줄어 4.2% 감소했다. 1분기에는 6.5% 증가했었다.

수출이 그나마 선방했다. 수출은 LCD, 화학제품 등이 늘어 1.9% 증가했다. 작년 2분기(2.6%) 이후 최고치다. 수입은 자동차, 거주자 해외소비 등이 늘면서 0.8% 증가했다. 2분기 성장기여도는 수출이 압도적이었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화학제품, 자동차, LCD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고 건설업은 0.4% 늘었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 운수보관업이 부진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1.8%), 사업서비스(2.0%) 등이 늘면서 0.7% 성장했다. 농림어업은 양돈, 한육우 사육두수 감소 등으로 4.0% 줄었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원화절상 영향으로 GDP 성장률보다 더 높은 1.3%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3% 성장했다.
한은은 전분기대비 3분기 1.1%, 4분기 1.0%라는 기존의 하반기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2분기가 전망보다 0.1%포인트 낮다면 하반기에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은 금통위가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