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김정태의 승부수 "통합은 대박… 빨리 하나로"

  • 김영진 기자

  • 박유연 기자

  • 입력 : 2014.07.14 03:15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공식 선언]

    '원 뱅크' 2년 반 앞당겨 - 하나·외환 모두 수익성 하락 추세
    통합하면 年 3000억 효과 예상… 김정태 "조직원과 이익 공유할 것"

    반발하는 외환銀 노조 - 외환銀 평균 연봉 8900만원, 1위
    하나銀 평균 6800만원, 최하위권… 외환銀 노조는 구조조정 등 우려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선언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서 외환은행 34명을 포함한 135명의 하나금융그룹 전체 임원이 모여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왔던 하나·외환 조기 통합이 공식화된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초 일정보다 2년 반이나 통합을 앞당기는 것이다. 김 회장이 “두 은행의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사진은 김 회장이 지난 1월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초 일정보다 2년 반이나 통합을 앞당기는 것이다. 김 회장이 “두 은행의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사진은 김 회장이 지난 1월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은행 노조 측에 '5년이 지난 2017년 2월 이후 외환·하나 통합 논의를 시작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전체 임원 명의 결의문이 나오면서, 애초 약속했던 것보다 2년 반 이상 일정이 당겨지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지만, 김정태 회장은 "통합은 대박"이라며 분리 경영에 따른 경쟁력 추락을 막을 뿐만 아니라 추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승부수를 띄웠다.

    두 은행 모두 수익 하락세

    하나-외환은행 임직원 급여 비교 그래프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론이 급물살을 타는 것은 양 은행에 닥친 경영 현실 때문이다. 외환은행 임원이 포함된 135명의 하나금융 임원들은 결의문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려면 하나·외환 통합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KB국민, 신한, 우리 등 3대 은행과의 경쟁에서 갈수록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은행권 위상을 보면 2013년 기준 각각 155조원과 101조원으로 국민은행(260조원) 등 3대 은행에 크게 못 미친다.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모두 다른 은행과의 경쟁을 버거워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ROE(자기자본 대비 순이익률)는 5.94%로 2010년 10.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은 더 심각하다. ROE가 2010년 12.57%에서 지난해 3.76%로 급전직하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2011년 이후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으로의 인수 반대 등 각종 투쟁만 벌인 결과 영업 기반이 대거 허물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측은 조기 통합시 무엇보다 비용상 큰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금융은 13일 공식 자료를 내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는 연간 3121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중복 투자 방지 등 비용 절감 측면에서 2692억원, 영업력 증대 측면에서 429억원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강성 노조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

    하나·외환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외환은행 노조의 강력한 저항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12일 직원 5000여명이 참석한 '외환은행 사수 전 직원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역에서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 측은 우리에게 아무런 양해를 구하지 않고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인수 당시엔 5년간 독립 경영을 보장해 놓고 이제 와서 약속을 깨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 반발의 이유는 구조조정과 급여 인상 중단 가능성에 있다. 은행이 통합되면 경영 지원 등 업무를 하는 본점 외에도 영업망이 겹치는 지점들의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내거나 다른 지점으로의 배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지난해 외환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8900만원으로 업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했다.반면 하나은행은 평균 6800만원으로 가장 낮은 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직군별로 급여 차이가 크게 나서, 일률적으로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연봉이 크게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환은행 직원들은 두 은행 출신의 급여 수준이 비슷해질 때까지 외환 쪽 인상률이 지속적으로 저조할 것이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의 승부수

    김정태 회장은 노조 반대를 정면 돌파하면서 각종 당근책을 제시해 풀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통합에 성공하면 추가 이익을 조직원에게 돌려주는 이익 공유(profit sharing)를 하겠다”며 “강제적인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인도네시아의 외환과 하나의 현지법인을 시범적으로 통합 운영해 보니 대단한 시너지가 발견됐다”며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조기 통합론은 최대 승부수로 평가된다. 5년 독립 경영 약속을 지킨다면서, 하나와 외환의 은행업계 위상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을 방치하면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NH농협금융이 최근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그 위상을 높여 가는 상황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의 큰 반대를 감수하고 조기통합론을 들고 나온 것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 회장은 “조직원 나아가 고객과 주주, 그리고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조직이 되려면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며 “조기통합을 이루는 데 직(職)을 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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