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전부터 재계에서는 두 재벌 2세가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에서 맞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국내 IT와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두 그룹의 2세 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많은 재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부턴가 자동차 부품 사업은 IT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업종이 됐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 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사업이라는 하나의 밥그릇을 놓고 IT와 완성차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때문이다.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트루윈은 자동차 전장부품 가운데서도 특히 센서를 집중 개발ㆍ생산하는 업체다. 남용현 대표이사는 IT 회사인 삼성SDI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동희산업을 거치며 두 사업군에 대한 업력을 쌓았다.
남 대표는 “자동차가 점차 전장화함에 따라 고도의 IT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자 센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트루윈에서 생산하는 주요 제품은 가변 저항식 센서와 전자식 인덕티브 센서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가변 저항식 센서에는 APS(엑셀레이터에 들어가는 센서), BPS(브레이크에 들어가는 센서), TPS(스로틀바디에 들어가는 센서) 등이 포함된다.
남 대표는 전자식 인덕티브 센서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타사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며, 트루윈이 향후 오랫동안 사업을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효자 상품이라는 것. 실제로 전자식 인덕티브 센서를 출시한 뒤 지난해 트루윈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8.4%나 증가했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 중 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6.6%에 달한다.
지난해 트루윈의 매출이 급증한 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영향도 컸다. 현대차 ‘소나타’ㆍ‘그랜저’, 기아차 ‘카렌스’, ‘K시리즈’ 등에 트루윈의 제품이 들어가며 매출처에 현대차그룹이 추가된 것이다. 트루윈은 이들 차량에 들어가는 APS와 BPS, TPS를 납품하고 있다. 해당 제품에 대한 점유율은 약 40%다.
“현재 한 차종에 들어가는 자동차 변이 센서는 약 180개입니다. 이 중 30개는 정밀한 기술과 안전성을 요하는 제품인데, 우리는 현재 이 중에서도 세 종류의 센서를 납품하고 있어요. 향후 제품군을 늘려나간다면 점유율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의 특성상 납품 계약은 완성차를 양산하기 약 2~3년 전에 미리 체결된다. 남 대표가 2016년 실적에 대해 자신하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트루윈은 현재 원천 기술을 토대로 한 새로운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주문 계약을 체결한 완성차 업체가 몇 군데 있다. 신제품 납품 효과가 가시화하는 2016년 하반기에는 매출액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남 대표는 말했다.
매출처가 현대차그룹에만 집중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남 대표는 “오히려 매출처가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부품사를 기준으로(트루윈은 2차 부품사) 지난해 트루윈의 매출처는 16개사였다. 2011년 10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증가했다. 남 대표는 2016년 매출처가 20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루윈의 제품은 현대차 제품 외에도 포드의 머스탱ㆍ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ㆍ링컨 MKS, 타타대우자동차의 노브스ㆍ프리마 등에 들어가고 있다. 완성차 기준으로 수출 비중이 30%며, 내수 비중은 70%다.
트루윈은 올 11월 현재 본사가 위치한 대전 신일동 인근으로 공장을 확장ㆍ이전할 계획이다. 공장 이전에는 총 2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트루윈은 기명식 보통주 120만주를 공모했다. 최종 공모가는 1만500원으로 확정됐으며 지난 1~2일 양일간 진행된 공모 청약에는 1조2827억원이 몰렸다. 공모 청약 경쟁률은 1018대 1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남 대표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공모 후 기준)은 35.8%다. 대표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의 지분율은 0.5%다.
◆ 액면가: 500원
◆ 자본금: 25억5000만원
◆ 주요주주: 남용현 등 특수관계인(35.8%), 우리사주조합(2.36%), 하나대투증권(0.5%), 리치먼드자산운용(0.56%)
◆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717만8780주의 60.78%인 436만3380주
◆ 주관사(하나대투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자동차용 센서 부품은 전방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완성차 생산과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국내ㆍ외 경기 침체 등으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감소나 업황 부진이 발생할 경우 영업환경 및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완성차 업체들 간 원가 절감 경쟁이 심해질 경우 납품 단가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음. 이는 당사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주요 매입처의 공급 물량이 감소하거나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될 경우 당사의 제품 원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보유 기술이 완성차에 적용돼 매출로 연결되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음. 이는 향후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환경과 안전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도 이에 발맞춰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 관련 법률과
규정이 바뀔 경우 당사의 영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수출은 결제가 달러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만기 이후 갑작스런 환율 변동이나 약정 금액을 초과하는 규모의 환손실이 발생할 경우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