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Q '어닝쇼크'…갤럭시 제살 깎았다

조선비즈
  • 한동희 기자
    입력 2014.07.08 10:28 | 수정 2014.07.08 11:36

    삼성전자(005930)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8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 매출 52조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각각 지난해 2분기보다 24.45%, 9.5% 줄어든 것이다. 8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예고된 대로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원인이다. 이전까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량이 너무 많이 팔려 신제품의 매출을 잠식한 이른바 ‘갤럭시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제살깎기식 시장잠식)’ 효과로 보인다. 회사는 3분기에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영업익 전년比 24% 줄어…’효자’ 스마트폰 부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을 밑돈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영업이익 6조4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증권사 26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8조2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망치를 8조원 밑으로 내다본 증권회사들도 7조9000원대를 예상했다. ‘어닝쇼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부진의 원인으로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정보기술·모바일(IM) 사업을 꼽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가 줄면서 실적이 나빠졌다는 것. 회사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비수기를 맞았고, 올 하반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확산을 앞두고 3세대(3G)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제품의 가격을 낮추면서 재고가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40%를 점하는 유럽 역시 2분기 수요 감소 여파로 재고가 쌓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장 큰 타격을 미친 것은 중저가폰의 판매 감소”라며 “재고가 쌓이다보니 이를 소진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원화강세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 대부분은 1050원대를 예상하고 사업전략을 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7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환율만 아니면 9조가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해외 업계 전문가들을 비롯해 외신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캐니발라이제이션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최대 적은 자기 자신"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그간 100종이 넘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새 제품의 수요를 잠식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태블릿PC 사업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6인치 대형 화면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태블릿 수요를 잠식했다”고 말했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여진…3분기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이 지지부진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까지 나빠졌다. 스마트폰 안에 담기는 핵심 부품들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도 판매가 줄었다”며 “수익성도 예상보다 약화됐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사적으로 악영향을 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강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또 모바일 부문에서 재고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미미해지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한다. 모바일 부문 판매 물량이 늘면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도체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전통적으로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웨어러블과 B2B 시장을 성장세의 둔화를 만회하는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지난달에는 기어 핏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웨어러블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는 헬스케어 분야가 꼽힌다.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지난달 말 소개하기도 했다.

    기업간거래(B2B)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해외 정부나 교육 기관에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복합기를 선보였고, 5월에는 교육 토털 솔루션을 중남미에 공급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에서는 지난달 B2B 스마트폰 시장 강자인 블랙베리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등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탑재한 갤럭시 단말기 5종이 미국 국방 정보체계국(DIS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영소 IDC 연구원은 “소비자 중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이 프리미엄 제품군에 녹스를 탑재했다는 것은 B2B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소비자 시장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B2B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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