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도 예술적으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달려간 기업들

조선일보
  • 이혜운 기자
    입력 2014.06.30 03:07

    [코오롱·나이키·BMW 등 10개社 행사 및 전시회 개최]

    기하학적 공간 디자인 효과로 운동화도 작품처럼 멋져보여
    10~60대까지 관람객도 다양… 개관 세달만에 200만명 돌파
    내부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 가는 길에 다른 것도 보게 돼

    지난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알림2관 전시관. 노랑·주황·빨강의 큰 부직포 160장이 사람의 모습으로 잘려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그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빛이 부직포들 사이로 반사돼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작품 제목은 '4해비타츠(Habitats)', 세계적인 건축가인 서을호 서아키텍스 대표와 김경은 디자인 소장이 만든 작품이다.

    이 전시를 주최한 곳은 대표적인 섬유 소재 기업인 코오롱이다. 이 회사가 만드는 기저귀, 의료용 섬유 소재인 부직포를 설치미술 작품으로 전시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박성미 코오롱 미래전략TF 상무는 "산업용 소재인 부직포가 화려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코오롱 주최로 열린 ‘인스파이어링 저니’ 전에서 관람객들이 기저귀 소재 부직포로 만든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동대문 상권(商圈) 중심에 있는 DDP가 새로운 기업 홍보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오롱 같은 소재 기업뿐 아니라 나이키 등 의류기업, BMW 같은 자동차 기업, 영화 제작사까지 벌써 10여개의 기업이 DDP에서 행사 및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동대문 상권은 이제 글로벌 패션 종사자들이 주목하는 '월드와이드(worldwide) 패션 마켓'으로 변신했다. 연간 외국인 방문객만 250만명에 이른다. 기업들이 '스피드'와 '대중성'을 상징하는 동대문에서 첨단 기업 이미지 제고(提高) 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나이키·BMW 등 대표 기업들의 입성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인 나이키는 지난 4월 5일부터 5월 6일까지 '나이키 위너 스테이'를 열어 전 세계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을 전시하고, 신제품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나이키 관계자는 "전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모여야 하기 때문에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DDP로 행사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4~25일에는 독일 자동차 기업 BMW가 전기자동차인 i3 신차발표회를 DDP에서 열었다. BMW 박혜영 부장은 "기술의 혁신이라는 전기자동차 이미지랑 DDP가 잘 부합한다고 생각했다"며 "i3를 만드는 독일 내 공장도 DDP를 건축한 자하 하디드 작품이라 DDP 개장 전부터 행사장을 예약해뒀다"고 말했다.

    (사진 위)올 4~5월 나이키가 DDP에서 축구 대표팀 유니폼 등을 전시하는 ‘나이키 위너 스테이’를 진행했다. (사진 가운데)올해 4월부터 BMW는 DDP에서 전기자동차 i3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사진 아래)DDP의 외관 야경
    (사진 위)올 4~5월 나이키가 DDP에서 축구 대표팀 유니폼 등을 전시하는 ‘나이키 위너 스테이’를 진행했다. (사진 가운데)올해 4월부터 BMW는 DDP에서 전기자동차 i3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사진 아래)DDP의 외관 야경. /서울디자인재단
    IT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비석세스도 올해 콘퍼런스 행사인 '비론치(beLAUNCH) 2014'를 DDP에서 진행했다. 그동안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했었다. 아바타·반지의 제왕 등으로 유명한 영화 특수효과 제작사 웨타 워크숍도 지난 6일부터 영화 소품을 전시하는 '판타지 제왕의 귀환전'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17일부터는 영화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미국 해즈브로사(社)가 '오리지널 아트워크전'을 연다. 방송사인 SBS도 지난 10일부터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품을 오는 8월까지 전시한다.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공간…기이한 내부 구조로 집객 효과도 높아

    기업들이 DDP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업 홍보와 작품 전시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행사 주최자는 "서울무역전시장(SETEC)과 코엑스(COEX)는 기업 홍보 이미지가 강하고,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은 전시장 이용도 어렵고, 예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부담스럽다"며 "그 두 가지 분위기를 적절히 섞을 수 있는 곳이 DDP"라고 말했다.

    DDP의 기하학적인 공간이 신제품이나 영화·드라마 소품을 예술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나이키 전시장을 구경하던 대학생 이현주(23)양은 "흰색 배경에 색색의 조명으로 꾸며놓으니 이곳에서는 운동화마저 멋져 보인다"고 말했다.

    방문객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장점도 있다. 28일 DDP는 데이트하러 온 10~20대뿐 아니라 '간송문화전'을 보러 온 50~60대 관람객도 많이 눈에 띄었다. DDP를 운영하는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개관 3주 만에 방문자 1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날 코오롱 전시를 보던 김미정(56)씨도 "간송문화전 보러 왔다가 색감이 예뻐서 들어와 봤다"며 "부직포가 이렇게 변하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DDP는 관람객들이 여러 가지 전시를 둘러보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기업 행사 장소"라고 말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