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MBA] 가격 체계만 바꿔도 기업 이익 치솟는다

조선일보
  • 유필화 성균관대학교 SKK GSB 학장
    입력 2014.06.26 03:03

    - 2012 런던올림픽의 대성공
    "나이만큼 돈 내세요" 큰 반향, 노인들에겐 저렴하게 팔아 목표 수입액 75% 초과 달성

    - 저가항공 라이언에어의 추가 요금
    "짐 안 부치면 항공료 9% 절약" 승객들 부치는 짐에 요금 부과

    가격은 기업의 이익을 결정하는 세 가지 동인(가격·판매·원가) 가운데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가격의 긴 역사와 중요성을 생각하면, 사람들은 이제 이 분야에서 웬만한 혁신은 이미 다 나왔다고 추측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30년간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가격 책정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 시스템, 방법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좋은 성과를 올렸거나 올리고 있는 가격 혁신 사례를 몇 개 알아보자.

    지난 2012년의 영국 런던올림픽은 역대 다른 올림픽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공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대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바로 주최 측의 뛰어난 가격 정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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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우선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 자체가 구구절절 설명을 하지 않아도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싼 입장권은 20.12 파운드였고 제일 비싼 것은 2012파운드였다. 즉 2012라는 숫자가 늘 표시 가격에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설명을 안 해도 그것이 2012년 런던올림픽을 뜻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는 "당신 나이만큼 내세요(Pay Your Age)"라는 슬로건으로 다가갔다.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그들의 연령과 같게 한 것이다. 일곱 살 아이는 7파운드를 내고, 17세 소년은 17파운드를 냈다. 이 가격 구조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각 언론사에서는 앞다투어 이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가격 체계는 매우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주 공평하다는 평판도 들었다. 한편 노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입장권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에서는 가격 할인이 전혀 없었다. 어떤 경기에서는 표가 매진되지 않았음에도 조직위원회는 이 방침을 철저히 고수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최 측은 각 경기는 입장료만큼의 값어치가 있다는 신호(signal)를 명확히 보낸 것이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인기 있는 경기 입장권과 인기 없는 경기 입장권을 묶어서 한 패키지로 파는 일이 흔한데, 조직위원회는 그러한 '결합 가격' 정책도 포기했다.

    주최 측은 또한 인터넷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모든 입장권의 99%가 온라인으로 판매됐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3억7600만파운드(약 6520억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리는 것이 조직위원회의 목표였다. 그러나 이러한 창의적인 가격 전략 때문에 실제 수입은 6억6000만파운드(약 1조1440억원)에 달했다. 목표치를 무려 75%나 초과 달성했는데, 이전에 베이징, 아테네, 시드니에서 열렸던 세 올림픽에서 올린 수입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높은 액수였다.

    세계 제일의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는 2006년에 세계 최초로 승객들이 부치는 짐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승객이 짐 하나에 3.5유로를 내도록 했고, 요즘엔 20㎏까지 비수기에는 25유로, 그리고 성수기에는 30유로를 지불하도록 한다. 고객들이 짐을 일 년에 수백만 개 부치고 있으니, 이 가격 정책 덕분에 라이언에어는 수천만유로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또한 라이언에어는 이 가격 정책을 다음과 같은 놀라운 메시지로 전달했다. "이제부터 짐을 부치시지 않는 승객들은 항공료를 약 9퍼센트 절약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아무도 짐 부치는 값을 내는 것에 대해 반대할 수 없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라이언에어는 승객들이 덜 주목하는, 따라서 가격탄력성이 낮은 각종 부문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즉 운동기구나 악기를 부치면 50유로, 좌석을 예약하면 10유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2% 추가 등이다. 이따금 이 회사의 마이클 올리어리(O'Leary) 회장은 화장실 이용료 같은 새로운 추가 요금을 도입할 것처럼 얘기하고는, 시행하지 않는다. 그러면 상당수 고객이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도리어 고마워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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