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보는 '도그TV' 인기 폭발…국내 유료가입 7000가구 돌파

조선비즈
  • 이재은 기자
    입력 2014.06.16 16:37

    애완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견 전용 방송 '도그TV'가 인기를 끌고있다. /CJ헬로비전 제공
    얼마전까지 우울증에 빠져있던 강아지 아미(5)는 최근 활력을 되찾았다. 자신과 똑 닮은 푸들이 공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 가는줄 모르기 때문이다. 화면 속 개가 뛸 때마다 아미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뛰어다닌다. 아미의 주인 미희(34)씨는 “예전에는 일하러 나가면 집에 혼자 있을 아미 생각에 걱정이 많았는데 도그TV를 신청한 뒤로는 그런 문제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애완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개를 위한 TV 방송이 인기를 끌고있다. 올 2월 국내 방영을 시작한 애견 전용 방송 ‘도그TV’의 가입가구수가 7000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잦은 외출로 애완견을 돌봐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실제 전세계 4300만 마리의 개가 하루 5시간 이상 집에 홀로 남겨지고 있어 개 우울증이나 분리 불안증 등의 문제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수백만 마리가 항 우울증 치료약에 의지하고 있다. 미국 동물보호협회(ASPCA)는 홀로 남겨진 개를 위해 TV를 켜놓으면 개의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 미국에서 처음 방영한 도그TV는 집에 홀로 남겨지는 애완견들의 외로움과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창업자 론 레비는 “도그TV는 애완견의 베이비시터(돌봄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간 단위로 이어지는 방송 프로그램은 개 심리학자와 행동전문가들이 개들의 취향을 3년간 분석한 후 개발됐다. 부분색맹인 개의 시각에 맞춘 영상과 개들이 좋아할만한 동작과 소리, 등장인물이 나오는 내용을 제작했다. 집중력이 짧은 개의 특성을 고려해 에피소드 1개당 길이는 3~6분에 불과하다.

    레비 창업자는 “개들은 TV에서 자신과 같은 개를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며 “개 외에도 다른 동물이나 공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물건,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속도감 있는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개들은 시각적인 부분 외에 다양한 음성이나 소리도 선호한다. 어린아이의 목소리나 고무오리 장난감에서 나는 ‘끽끽’ 소리 같은 소리를 즐겨 듣는다. 이밖에 느린 클래식 음악도 개들이 수면을 취하면서 듣기 좋아하는 소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들의 시각과 청각에 맞춘 도그TV는 집에 홀로 남겨진 개들의 외로움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유투브 도그TV 채널
    방송 프로그램은 개의 24시간에 맞춰 3부분으로 이루어졌다. ‘휴식(Relaxation)’ 방송은 애완견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느린 음악과 영상을 틀어준다. 휴식 프로그램을 보면서 잠을 자거나 누워서 쉰다. ‘자극(Stimulation)’ 방송은 경쾌한 음악과 속도감으로 반려견의 활동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도그TV 관계자는 “개들이 가장 즐겨 보는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개들이 일상생활의 소리나 낯선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든 ‘노출(Exposure)’ 영상은 개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같이 과학적이고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도그TV는 미국에서만 약 100만마리의 시청견(犬)을 확보했다.

    국내 도그TV는 국내 애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도그TV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도그TV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애견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애완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농림식품부는 최근 국내 애완견 수가 127만마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도그TV 관계자는 “국내에 총 2000만 가구의 20%인 400~450만 가구가 개를 키우고 있다”며 “2018년에는 애견인구가 1800만명, 애완산업이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도그TV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완산업 시장 규모와 애견인구 전망 /도그TV 제공
    이런 추세에 힙입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도 도그TV를 잇따라 방영하고 있다. CJ헬로비전(037560)과 티브로드가 올해부터 방영을 시작했고 씨앤앰도 채널을 준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월 도입 이후 반년만에 가입자 수가 5000가구를 넘어섰다. 티브로드도 4월 방영 이후 가입자가 2000가구에 달한다. 월 8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24시간 시청할 수 있다. 씨앤앰은 도그TV를 도입하는 대신 올 하반기를 목표로 국내 전용 애견 방송인 ‘해피독TV’를 준비하고 있다.

    CJ 헬로비전은 “시청하고 있는 가구의 성비는 남자 48%, 여자 52%로 큰 차이는 없으며 헬로tv 가입자 기준으로 도그TV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층은 50대가 27.1%로 가장 많다”며 “병원비나 미용비를 비롯해 애완견에 대한 투자가 많은 가구와 외출이 많아 애완견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가구가 도그TV를 주로 이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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