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급증해서 전·월세 가격이 내려가긴 했는데, 의외로 전세 입주자가 적다. 단지 내 고등학교가 없는 탓인 듯하다.” – 마곡 I공인 관계자

“엠벨리 7단지는 분양권 웃돈이 1억원(호가) 붙은 곳도 있다. LG사이언스파크가 들어서면 값이 오른다고 기대하고 미리 사두는 고객도 있다.” – 마곡 V공인 관계자

12일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출구를 나오자 사방이 공사현장이었다. 업무지구 대부분이 공사중이어서 허허벌판을 지나는 바람에선 모래 내음이 섞여있었다. 아파트단지는 마곡역을 중심으로 상업지구 너머 멀리 보였다. 공사 현장을 가로질러 갈 수 없어 엠벨리 7단지 등으로 진입이 쉽지 않았다. 공사가 마무리돼 입주가 시작되면 통로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였다.

엠밸리 7단지 아파트 전경

◆ 프리미엄 호가 1억원 붙은 곳도… “실제 거래는 두고봐야”

SH공사가 공급하는 마곡지구 내 엠벨리 단지 대부분은 마무리 공사단계다. 단지 내부엔 보도블럭을 설치하고 조경 식물을 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하철 9호선 마국나루역 인근에는 중앙공원 및 업무지구가 들어올 예정이라 허허벌판이었다. 마곡나루역과 가장 가까운 엠밸리 7단지는 다른 단지보다 웃돈이 많이 붙었다.

인근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7단지 중 전용면적 84㎡ 로얄층에는 최대 1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다른 곳도 5000만원 정도 웃돈이 형성돼 있다. 전용면적 114㎡ 웃돈은 2000만~3000원이다. 중·소형 선호 현상때문이다.

인근의 M 공인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매수자 문의전화가 많았으나 최근 줄었다”며 “LG사이언스파크 신축이 알려지면서 매수문의가 일부 있지만 현재 호가는 다소 거품이 낀 것 같고 등기이전이 끝난 아파트 중심으로 실제 거래되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엠밸리 6단지 인도 보도블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함 엠밸리 14·15단지는 전세가격이 최근 하락했다. 1~2개월 전만해도 로얄층의 경우 최고 3억원에도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H 공인 관계자는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84㎡ 기준으로 2억7000만~2억8000만원으로 낮아졌고 실제 거래는 2억5000만원에 이뤄지기도 한다”며 “아무래도 단지내에 세민정보고를 제외하면 고등학교가 들어올 계획이 없어 학군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전세가는 떨어졌지만 생각보다 전·월세에 대한 매수세가 약하다. 기반시설이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고 인근엔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지 않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8월까지 입주를 완료하는 엠밸리 대부분 단지는 공사가 끝나가지만 기반시설이 부족한 형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마곡지구 내 아파트 매입은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하되 투자 목적이 있다면 2~3년 단기 차익이 아닌 업무지구가 자리잡는 기간을 고려해 5년 이상을 두고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오피스텔 분양 급증…제2 판교될 지 미지수

마곡지구 엠밸리 단지 내 상가 모습. 일부 상가에는 입점이 확정됐다는 광고문구도 붙어있다.

마곡 지구 현장에는 오피스텔 분양광고 현수막이 곳곳에 있다. 이달에만 대방건설 마곡디엠시티, 동익건설 동익미라벨마곡 등 약 2000실 규모가 공급될 예정이다. 최근 오피스텔이 급증한 이곳은 마곡역 및 마곡나루역 인근 오피스텔 일부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날도 현장 곳곳에 파라솔과 플라스틱 테이블을 두고 오피스텔 분양 상담을 진행하는 곳이 많았다. 한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 분양이 늘어나지만 아직 업무시설이 자리잡지 않아 수요가 못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벨리단지 뒷편 오피스텔 한 곳은 3.3㎡당 761만원에 분양 받을 수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엠밸리 단지 내 상가도 대부분 공사가 끝났다. 일부 상가는 입점이 확정된 곳도 있어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우선 입주하게 되는 아파트 주변상가는 배후 수요가 확실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다만 입주 초기 기대감으로 인한 거품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상가 전문가는 “판교가 지금과 같이 자리잡기 전에 인근 상가 보증금과 임대료에 거품이 생겼다. 그뒤 보증금과 임대료가 낮아져 골치를 앓는 상점 주인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마곡이 서울 내 판교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다”라며 “판교와 달리 중심 업무 지구인 강남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강서구도 상대적으로 주거 비선호 지역이기 때문에 해당 단지에는 실수요자가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