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키우고 치료하고… 곤충 산업 3000억 시대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4.05.27 03:05

    [농식품부 "2020년까지 시장 규모 7000억원대로 육성"]

    식용·농약대체·화분매개 등 무궁무진한 곤충 활용 산업
    정부 곤충식품 규제 대폭 완화… 年최대 1700억원대 시장 기대

    경기도 남양주에서 1만㎡ 규모의 곤충 체험 학습장을 운영하는 권효창(35) 스머프 곤충나라 공동대표의 주수입원은 학습장 한쪽의 농장에서 기르는 약용 굼벵이다. 연간 40만마리(1t)를 생산·판매해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직장을 그만두고 2008년 곤충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이전과 비교하면 수입이 4~5배가량 뛰었다"고 했다.

    흔히 '혐오' 대상으로 여겨지던 곤충이 황금알을 낳는 신(新)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곤충 시장은 2011년 1680억원에서 2015년 2980억원으로 4년 만에 2배 가깝게 성장했다. 곤충 산업의 고성장성은 곤충의 쓰임새가 식용, 농약 대체품, 화분(花粉) 매개체, 신약 원료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메뚜기·번데기 이어 세 번째 식용 곤충 등장?

    정부는 특히 식용 곤충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식용 곤충의 범위를 제한한 규제를 핵심 규제 개혁 과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먹을 수 있는 곤충의 대상을 늘려 2020년까지 곤충 시장을 7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곤충의 활용 분야별 경제적 가치.
    현재 국내에서 식품 원료로 판매·유통이 허용된 곤충은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뿐인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갈색거저리'를 식품으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윤은영 박사는 "2년여간 연구 실험 결과 갈색거저리에는 중금속 및 각종 병원성 유해물질로 인한 위험이 없어 제3의 식용 곤충으로 식품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갈색거저리는 현재 네덜란드와 미국 등에서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곤충 식품은 단백질 함유량이 육류와 비슷하면서 불포화지방산과 무기질 함유량이 높아 육류 대체 식품으로 꼽힌다. 정부는 곤충 식품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 연간 최대 1700억원대 '곤충 식품' 시장이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곤충 섭취에 대한 거부감이 커 대중화 여부는 미지수다. 또 동일 중량에서 콩보다 56배, 어분(魚粉)보다 12배가량 높은 생산 가격(2011년 기준)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 생산 시설이 갖춰지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소에게 풀을 100㎏ 먹여 소고기를 6.5㎏ 정도 얻는 데 반해 곤충은 8배 이상인 54㎏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식량 부족 위기를 넘을 수 있는 '미래 식품'으로 육성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천적 곤충·애완용 곤충은 갈 길 멀어

    국내 곤충 산업 규모 및 육성 목표.
    천적 곤충을 활용하는 '바이오 농약' 산업의 경우 시장 규모가 2011년 96억원에서 2015년 3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 농약은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 작물의 병·해충을 박멸하는 곤충으로 농약 사용 효과를 거두는 산업이다. 국내에서는 동부팜세레스가 무당벌레 등 30여종의 천적 곤충을 제품화해 세계 3위권의 천적 곤충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캐나다 등에서 250종의 천적 곤충이 쓰이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애완용 곤충 산업도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애완용 곤충 애호가는 15만여명, 시장 규모는 500여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일본의 애완용 곤충 시장 규모(2009년 기준 약 2조원)에 비하면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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