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강원랜드 손대는 곳마다 적자…관피아 무능력 탓

조선비즈
  • 유윤정 기자
    입력 2014.05.21 16:17 | 수정 2014.05.21 17:23

    강원랜드가 출자한 계열사 재무현황/3월말 기준(태백관광개발공사는 지난해 기준)

    강원랜드(035250)가 9백억원 이상 투자한 비상장 법인들이 1곳을 제외하곤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 관료 등 낙하산 인사가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투자의사결정에 실패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 계열사 9개 중 8개 업체들이 올 3월말 기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순손실을 기록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지난해 순손실 182억원을 냈다. 강원랜드는 2012년 150억원을 들여 태백관광개발공사 지분 9.9%를 취득했다. 장부가액은 ‘0원’으로 처리됐다. 지분 100% 자회사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은 1분기 순손실 24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동강시스타는 24억원가량 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 지분 취득에는 150억원이 들어갔다. 지분의 장부가액은 86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문경레저타운(지분 27.27% 보유)은 1분기에만 12억원, 삼척 퍼블릭 골프장 블랙밸리 컨트리클럽은 9억원 손실을 냈다. 대천리조트는 1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강원랜드는 150억원을 들여 대천리조트 지분 29%를 취득했다. 장부가액은 112억원으로 25% 가량 줄었다. 하이원추추파크와 하이원상동테마파크도 각각 5억원 안팎 적자를 냈다.

    강원랜드는 폐광대체 산업지원 목적으로 계열사들 지분을 확보했다. 폐광대체 산업지원이란 석탄산업 사양화로 낙후된 폐광지역의 경제를 진흥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폐광지역 발전이라는 사업 취지와 달리 관료 출신 경영진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획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랜드는 오히려 사회공헌과 지역복지 사업예산은 줄였다. 이 탓에 지역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정선·사북·고한·남면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등 폐광지역 사회단체들은 “강원랜드 방만경영의 책임은 낙하산 임원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원랜드 임원진 대부분은 중앙부처 출신으로 정치적 보은(報恩) 차원에서 입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랜드 사장, 전무, 본부장, 상임감사 등 임원진 28명 중 21명(75%)이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료 출신이다. 특히 사장 7명 중 6명이 정부가 꽂은 낙하산 인사였다. 회사 내부관계자는 “카지노 입장료 인상, 전자카드 도입 등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관료 출신 경영진은 사익 쫓기에만 여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사장 자리는 지금 공석이다. 최흥집(62) 전 사장은 강원지사에 출마하느라 지난 2월 사임했다. 김성원 전 부사장은 지난달 사표를 냈다. 김 전 부사장은 국회사무처 국제국장과 법제실장을 지냈다. 강원랜드는 부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고 현재 면접심사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의 역량평가를 받고 있다. 부사장 공모에 지원한 경영지원본부장은 산자부 출신이고 리조트본부장은 보광 출신이다.

    이밖에 박선재 상무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그외 임원진도 대통령 경호실 연구위원 등 관료 내지 정치권 출신이다.

    강원랜드 노동조합은 사장 선임을 앞두고 낙하산 저지투쟁에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2000년 창립 이래 각 부처 4급 이상 관료의 재취업 천국이다”며 “그 동안 지적된 방만경영의 주범은 바로 낙하산 인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관료마피아의 적폐를 지적하고 있지만 산업부는 ‘산피아’ 자리 하나를 더 만드느라 온 힘을 쓰고 있다”며 “지금 산자부와 정치권 출신 본부장 두명이 부사장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해 투자하다보니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손실이 난 사업들은 시행착오를 거쳐 새롭게 사업영역을 전환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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