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12개월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세월호 사고 이후의 내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9일 5월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금통위의 경기 인식은 지난달과 다르지 않았다. 국내외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가 추세치를 따라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통위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은 경기인식과 관련해 두세 가지 문구를 제외하고는 지난 4월 정례회의 때와 똑같았다.

금통위는 앞으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에 유의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의 내수 움직임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위험요인에 더해 국내의 세월호 사고 관련 언급을 추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번(4월) 경제 전망 때는 대외 리스크를 더 우려했는데 한달 사이에 미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이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약화된 반면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국내 리스크는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세월호 사고의 경제 영향에 대해 "세월호 사고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게 사실"이라며 "과거 참사는 소비위축이 한두달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2분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앞으로 국내경기는 글로벌 경기회복, 소득 및 투자여건 개선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최근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수요 측면의 하방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기저효과 등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