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분위기는 좋은데 성장성은 '꽝'"…내부 직원들의 솔직토크 모은 '잡플래닛'

조선비즈
  • 안지영 기자
    입력 2014.05.03 01:10

    “업계 1위를 꿈꾸지 않는 안정 추구형 회사. 가족 같은 분위기는 좋지만, 성장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로 지원한다면 ‘비추(비추천)’.” (현 직원·3년 차)

    우리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 지난달 21일 문을 연 기업 평가 웹사이트 ‘잡플래닛’에는 사장님들이 뜨끔할 만한 솔직한 평가 글 수십만개가 담겨 있다. 작성자는 전직, 현직 직원으로 모든 글은 익명이다. 회사 장단점, 경영진에 대한 평가, 승진 기회나 복지 체계 등 회사 구석구석이 평가에 오른다. 기업 입장에서는 숨기고 싶은 민낯이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다. 잡플래닛에 등록된 평가 글은 21만건. 평가가 달린 기업은 9000곳이 넘는다.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잡플래닛 본사에서 만난 윤신근 대표(앞줄 왼쪽)와 황희승 대표(앞줄 오른쪽)는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이 자신에게 딱 맞는 직장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무실 중앙에 김지예 운영총괄이사(30)를 배려한 아기용 텐트가 꾸며져 있다./안지영 기자
    동갑내기인 윤신근·황희승(30) 공동 대표는 10년 넘게 공과 사를 함께 한 사이다. 절친한 친구이면서 손발이 척척 맞는 창업 파트너다. 2003년 미국 에모리 대학교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둘은 졸업을 앞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두 대표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 이번이 6번째. 인큐베이팅(창업보육) 회사인 로켓인터넷코리아 공동 대표를 맡으며 그루폰코리아, 글로시박스 등 다양한 벤처기업을 거쳤다. 여태껏 ‘사장님’ 역할만 해 온 두 대표가 회사 평가 사이트를 만든 이유는 뭘까.

    “여러 회사를 맡아보면서 직원을 뽑는 인터뷰만 2만번을 넘게 했어요. 시간과 정성을 들여 뽑아도 회사와 궁합이 안 맞아 나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사전에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 탓이죠. 여러 사람의 경험담을 차곡차곡 모아 회사 면면의 정보를 공유할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 정보 공유 플랫폼 잡플래닛은 간단한 신상만 기입하면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 조직 문화, 복지 수준, 회사 장단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모여 별5개 평점으로 나타난다. 개개인이 집필에 참여해 전체를 완성하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원리다. 익명이다 보니 허위 기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가짜로 의심 가는 글은 신고할 수 있다. 사전에 작성자가 지켜야 할 요건도 있다. 장단점을 고루 써야 하고 욕설을 담거나 회사 내부 특정인을 지목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조건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게재 승인을 받지 못한다.
    잡플래닛에 게재된 기업 평가 글. /잡플래닛 캡처
    좋은 평가를 받은 회사는 홈페이지 상단에 오른다. 숨은 알짜 회사가 자연스레 알려지는 기회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중소기업 제니퍼소프트도 입소문을 타기 전까진 일반인들이 잘 몰랐어요. 우리나라엔 숨겨진 제2, 3의 제니퍼소프트가 많은데 알려질 수 있는 통로가 적어요.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믿을 만하고 피부에 와 닿는 정보가 모일 수 있죠.”

    평가 글이 달린 9000여개 기업 안엔 잡플래닛도 있다. 전체 평점은 4.8점으로 꽤 높은 수준이다. 스타트업(초기 단계 벤처)답게 근무 환경이 자유롭고 업무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회사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보니 복지 체계가 아쉽다는 평도 이어졌다.

    “직원들 글을 읽으면서 좋은 방향으로 회사를 바꿔가려고 해요. 일단 살 맛 나는 재밌는 일터를 만드는 게 최우선입니다. 지난해엔 운영총괄이사가 아기를 낳았어요. 아기를 데려와 일할 수 있도록 사무실에 아기용 텐트를 꾸며줬죠. 이렇게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이 자신에게 딱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잡플래닛의 목표입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