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꾸리·찐라면·애이스' 중국 짝퉁 공세…한국식품 비상

조선비즈
  • 유윤정 기자
    입력 2014.04.22 16:22 | 수정 2014.04.22 18:16

    국내 식품업체 진주햄은 이달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명 유아용품 박람회에 참가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진주햄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천하장사 소시지 ‘대력천장(大力天將)’을 모방한 모조품이 부스까지 차려놓고 버젓이 영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품 포장부터 문구까지 모두 같았다. 회사 이름도 ‘한국대력사유한공사’로 한국 회사인 것처럼 꾸몄다.

    진주햄의 대력천장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약 600만달러(약 62억원)를 수출한 브랜드다. 진주햄은 이 브랜드명을 쓰기 이전에 ‘대력사(大力士)’라는 이름으로 소시지를 판매했다. 중국 업체가 대력사(大力士)라는 이름을 도용해 ‘짝퉁 제품’을 한국 식품인양 판매한 것이다.

    특히 진주햄의 천하장사는 붉은색 개봉선을 이용해 소시지를 뜯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런 개봉방식은 1980년부터 사용했다. 포장이 비슷하다보니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햄 천하장사의 붉은색 개봉선을 본따 만든 중국의 짝퉁 소시지. 붉은 개봉선은 실제 개봉되는 선이 아니라 색칠된 선으로 모양만 본땄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근 한국산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베끼기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식품까지 중국산 짝퉁 제품이 잇달아 나오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은 이미지와 매출에 피해를 입고 있다. 영유아를 상대하다보니 식품 안전이 중요한 마당에 짝퉁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고 매출도 줄고 있다. 하지만 중국 짝퉁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의 가공식품 시장은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매년 11% 가까이 고속 성장 중이다. ‘코리아프리미엄’ 덕에 한국산 제품의 중국 수출물량은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지난해 가공식품 4억1000만달러가량을 중국에 수출했다. 주력 품목은 신선우유, 과자·베이커리, 라면, 과육음료 등이다.

    중국인 사이에서 한국 식품은 건강하고 맛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 식품 안전 관련 문제가 자주 발생하다보니 중국인이 한국 식품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중인 빙그레 바나나 우유(좌)와 중국산 짝퉁 제품 바나나 우유.
    한국 제품이 인기다보니 중국 업체 상당수가 한국산 제품을 베끼고 있다.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도 중국 짝퉁 제품으로 타격을 입었다. 빙그레는 2011년 중국에서 바나나맛 우유 10억원을 팔았으나 이듬해 판매액은 100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빙그레는 당초 지난해 매출 250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바나나맛 우유를 본딴 제품이 7~8개나 나오면서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150억원가량 판매하고 말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여러 사유가 있지만 중국 모조품이 나온 것도 (매출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한국 짝퉁 식품. 라면과 스낵 회사들도 중국 짝퉁 제품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농심(004370)오뚜기(007310)도 중국산 짝퉁 탓에 피해를 입었다. 농심 생생운동, 신라면, 너구리, 오뚜기 진라면, 팔도 비빔면 등 라면 제품마다 중국산 짝퉁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과자스낵류도 예외가 아니었다. 크라운해태제과의 조리퐁은 ‘쬬리뽕’, 아이비는 ‘아이버’, 에이스는 ‘애이스’로, 포카칩은 ‘포커칩’으로 둔갑했다.

    박경진 진주햄 부사장은 “짝퉁 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는 탓에 주요 소비자인 영유아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짝퉁 제품 판매를 막을 방법이 없다보니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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