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한 변 10㎝ 초소형 위성으로 우주 탐사… '큐브샛' 전성시대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입력 2014.04.21 03:07

    [교육용으로 제작되던 '큐브샛', 이제 우주과학 임무 도전]

    지금까지 모두 130대 우주로… 지진 관측·미생물 실험 등 활약
    개발서 발사까지 약 2억원 비용, 한 번에 여러대 쏠 수 있어 장점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월 6일 우주에 떠 있는 '반딧불이(Firefly)' 위성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 위성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폭발 현상인 감마선 섬광을 연구하는 첫 인공위성이다. 우주과학에서 중요한 임무를 띤 위성이지만 길이가 30㎝에 불과하다.

    반딧불이는 한 변이 10㎝에 불과한 정육면체 모양의 초소형 위성 '큐브샛(CubeSat)' 3개를 하나로 연결한 것이다. 교육용으로 제작되던 큐브샛이 이제 본격적인 우주과학 임무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간 화물에는 큐브샛보다 더 작은 차세대 극초소형 위성도 포함됐다. 바야흐로 우주에 작고 강한 위성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작고 강한 위성 '큐브샛' 전성시대

    큐브샛은 1999년 미 스탠퍼드대의 로버트 트윅스(Twiggs) 교수 등이 대학생을 위한 위성 개발 실습용으로 처음 고안했다. 2003년 처음 발사된 이래 지금까지 130대가 우주로 갔다. 그 중 절반이 넘는 63대가 지난해 발사됐다. 큐브샛 발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2010년 NASA가 큐브샛 발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지금까지 24개 프로젝트가 NASA의 지원을 받아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초소형 위성인 큐브샛을 우주로 방출하는 모습
    지난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초소형 위성인 큐브샛을 우주로 방출하는 모습. /NASA 제공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조너선 맥도월(McDowell) 박사는 지난주 네이처지 인터뷰에서 "큐브샛이 탄생한 지 10년 만에 단순히 위치 신호만 보내는 것 이상의 쓸모 있는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큐브샛의 임무는 다양하다. 우주 자기장 조사에서 지구 지진 관측, 우주 미생물 실험까지 맡고 있다. 올해 말 발사 예정인 큐브샛 '인스파이어(INSPIRE)'는 처음으로 지구 궤도를 떠나 태양에서 불어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분포를 측정할 계획이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는 큐브셋이 지구 궤도를 벗어날 수 있게 가스 추진기를 장착했다.

    큐브샛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개발에서 발사까지 대형 위성의 1~2% 정도인 1억~2억원밖에 들지 않는다. 대부분 제작비이고 발사 비용은 거의 공짜다. 2003년 러시아의 유로코트 로켓에 실려간 첫 큐브샛의 발사 비용은 대당 4만달러에 불과했다.

    늘어나는 큐브샛 발사 건수 그래프
    이에 비해 우리나라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발사에는 300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대형 위성은 한 번 발사에 실패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저렴한 큐브샛은 한 번에 여러 대를 쏘아 올릴 수 있다. 이 중 몇 대가 고장 나도 나머지 위성이 임무를 계속할 수 있다.

    ◇우표 크기 초소형 인공위성도 등장

    큐브샛의 진화도 진행되고 있다. 큐브샛 창시자인 트윅스 교수는 2009년 한 변이 5㎝로 큐브샛의 절반인 '포켓큐브(PocketQube)'를 개발했다. 포켓큐브는 지난해 11월 4대가 처음 발사됐다. 지난 18일 미국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사의 드래건 우주선에는 '킥샛(KickSat)'이라는 큐브샛이 실렸다. 킥샛은 우주로 나가 그 안에 들어 있는 우표만 한 크기의 극초소형 위성 104개를 방출할 계획이다. 이번 드래건 로켓에는 삼성의 '넥서스S' 스마트폰을 기본으로 한 큐브샛인 '폰샛(PhoneSat) 2.5'도 같이 실렸다. 폰샛은 소비자로부터 검증을 받은 스마트폰을 큐브샛의 두뇌로 삼은 것이다.

    큐브샛 개발이 급증하면서 민간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현재 수십 개 업체가 큐브샛용 부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NASA 출신 과학자들이 세운 '플래닛 랩(Planet Lab)'사는 지난 2월 지구 관측 영상을 전송하는 큐브샛 28대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로 발사했다. 수십 대가 동시에 운용되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하루에도 몇 번씩 촬영할 수 있다. 스페이스X사는 대당 8만달러에 큐브샛 발사를 대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팀이 처음으로 큐브샛 '한누리호'를 개발했다. 러시아 로켓의 고장으로 실제 발사에는 실패했다. 경희대 연구진은 미 버클리대 연구진과 함께 큐브샛 기본단위 3개를 결합한 무게 3.15㎏의 우주입자 검출용 '시네마(CINEMA)'를 개발했다. 지난해까지 이 큐브샛 3대를 우주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4월 대학원생 대상 큐브샛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경희대와 조선대, 충남대 3개 팀을 2년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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