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나세르 알 마하셔(54·Mahasher·사진)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사랑'이 뜨겁다.
마하셔 CEO는 다음 달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 금메달 2000만원, 은메달 1000만원, 동메달 500만원씩의 포상금을 각각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최근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게 이 계획을 직접 전했다고 에쓰오일이 27일 밝혔다.
2012년 3월부터 현직을 맡고 있는 마하셔 CEO는 자신의 이름 발음을 따 '나세일(羅世壹)'이란 한국식 성명(姓名)까지 새로 만들었다. 나세일은 '세상을 아우르는 원만한 대인 관계를 바탕으로 상하 신뢰를 얻고, 최고 기업을 만들자'는 뜻이다.
"에쓰오일 공장이 있는 울산을 본관(本貫)으로 둔 울산 나씨"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에 부임한 그해에 도요타 렉서스이던 전용 차량을 현대차 에쿠스로 바꿨다. "한국 에쓰오일의 CEO가 왜 일본 차인 렉서스를 타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는 한복(韓服) 차림으로 2년 연속 시무식을 열어 한국말로 새해 인사를 건넸다.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깊이 소통하려면 한국의 전통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틈만 나면 두루마기와 저고리를 즐겨 입는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평소 달리기와 축구를 즐기고 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등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빠짐없이 보는 스포츠 마니아인 마하셔 CEO가 한국 빙상 대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포상금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