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실전 MBA] 1등 기업 넘어서기… '마라톤 혁신'이다

  • 유필화 성균관대 SKK GSB학장

  • 입력 : 2014.01.27 03:00

    [기존 시장 정복 '한방'으론 안돼]

    家電 밀레社의 "항상 더 낫게" 끊임없는 혁신 서비스로 승부
    혁신은 더 나은 성능 + 낮은 原價, 원가 우위없는 가격정책은 파멸
    선두기업 쟁취땐 방어 나서라… 과감한 경쟁사 선제공격이 최선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던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소니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브리타가 정수기 시장을 처음 만들어낸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차선을 택하게 된다. 바로 기존 시장을 정복하는 것이다.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기존 시장을 '정복'해 선도 기업이 되는 방법이 더 어려운 것은, 기존의 강자보다 현격히 강한 경쟁력으로 이미 자리 잡은 경쟁사를 몰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로지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 방의 개혁보다 꾸준한 혁신이 중요

    1990년대 휴대용 계산기를 개발한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계산자(셈자·로그 눈금이 새겨진 평행한 고정자 두 개와 그 사이를 움직이는 눈금자로 이뤄진 계산기)를 시장에서 사라지게 했다. 이케아도 혁신적인 유통 전략으로 기존 가구 업체들을 누르고 시장 선도 기업이 됐다. 혁신은 더 나은 성능 또는 더 낮은 원가를 갖춘 형태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더 나은 성능에다 더 낮은 원가를 함께 갖춘 것일 수도 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혁신은 결코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통, 프로세스, 원가, 가격 등 모든 영역에서 이뤄질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업이 원가 우위를 갖고 있지 않는 한 가격 인하를 통해서는 성공적으로 시장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지속적으로 더 낮은 원가를 유지할 수 있을 때만 경쟁사를 시장에서 몰아내거나 그것의 시장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런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통해 시장을 방어하려고 하면 그 결과는 파멸일 뿐이다.

    독일의 초일류 중소기업들, 즉 '히든 챔피언'들은 혁신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평균 21년간 시장 선도 기업의 위치를 놓지 않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살펴보면, 역시 이들은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혁신적인 제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커다란 획기적인 혁신보다, 꾸준히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일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다. 쇼핑카트 시장의 선두 기업인 반즐(Wanzl)은 '지속적인 혁신의 역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혁명적인 혁신은 이 분야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고급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밀레(Miele)의 좌우명도 '항상 더 낫게(immer besser)'이다. 이 회사는 수많은 작은 개선을 끊임없이 이룩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완벽하다"라고 표현하는 상태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선제공격하지 않으면 영속할 수 없어

    이러한 '히든 챔피언'들의 뛰어난 혁신 능력의 비결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최고경영자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혁신 활동에 관여하고 자극을 주며 ▲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평생 지속적인 개량을 위해 일하는 헌신적인 연구원들을 확보하고 있고 ▲여타 대기업보다 연구·개발(R&D) 부서와 다른 부서들 사이의 협조가 더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다.

    시장 방어의 역사가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이 있다. 성공적으로 시장을 지키는 회사는 경쟁사의 공격이 성공을 거둘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심상치 않은 공격의 기미가 있을 때마다 재빨리 대처한다는 사실이다. 방어 회사의 관점에서 이상적인 것은 경쟁사가 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또는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이라 불리는 이러한 적극적인 대처 방안은 전략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시장 방어 방법이다. 씨티그룹 회장을 지낸 월터 리스톤(Wristo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이 왕권을 주었다는 왕권신수설은 이미 몇백 년 전에 사라졌지만, 시장을 물려받는다는 생각은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하다. 기업의 역사는 세계와 함께 변하지 않은 결과, 수많은 기업이 묘지의 비석으로만 남아 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