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 홍익대 인근 등 서울 서북 지역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강남에서는 가로수길이 있는 신사역 인접 지역이 뜨고 있다.
20일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는 지난해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역별 1일 평균 수송인원 통계를 발표하며 서울 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 홍대·합정 상권 급속 성장 中
지난해 지하철 수송 인원 통계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홍대입구역은 이용객은 1일 평균 9만7728명이었다. 2012년(8만9241명)보다 8487명(9.5%)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용객 순위에서는 강남역, 서울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했다. 홍대입구역은 삼성, 잠실, 신도림 보다 1일 이용객이 더 많았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홍대 대학가와 사무실 상권이 결합하고 비주류(언더그라운드) 문화와 게스트하우스(여행자용 숙소) 확장 등 호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대역 인근 합정역 역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다. 2012년 1일 평균 3만7773명에서 지난해 4만3331명으로 5558명(14%) 증가했다. 합정역은 홍대 상권과 이어진다. 인근 대형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의 상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선 대표는 “메세나폴리스 외에도 합정 균형발전촉진지구와 주변 대규모 주상복합 사업이 추가 진행되면서 합정 지역 상권이 커지고 있다”며 “인근 홍대·상수 상권과 이어져 대형 상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에서는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의 승·하차객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신사역 승하차객은 4만5414명으로 2012년(4만3522명)보다 1일 평균 4.3%(1892명) 증가했다.
신사역은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상권이 확장하면서 인파가 몰리고 있다. 특히 가로수길의 경우 대기업까지 건물을 매입하면서 지난 몇 년 새 임대료가 급등했다. 인근 부동산소개업체에 따르면 1층 66㎡ 상가 임대료는 1400만~4700만원으로 2009년(310만~590만원)보다 5배나 올랐다.
대조적으로 인근 압구정역 이용객은 지난해 1일 평균 5만7171명으로 1년 전 6만1560명 보다 7.2%(4389명) 줄었다. 선 대표는 “압구정에서 신사로 강남 상권의 축이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사람 떠나는 삼성·선릉·명동
삼성역·선릉역 이용객 감소도 두드러졌다. 삼성역의 경우 지난해 8만4389명이 이용해 1일 평균 이용객은 1년 전보다 6.4%(5766명) 감소했다. 선릉역은 7만1901명이 이용해 7.7%(5993명) 줄었다. 정보기술(IT) 기업 상다수가 판교테크노벨리 등으로 이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판교테크노벨리는 신분당선 개통으로 판교역에서 강남역까지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좋은데다, 임대료는 절반 수준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NHN(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게임업계 빅4가 판교로 이전한 상태다.
강북 대표 상권인 명동역 이용객도 줄고 있다. 지난해 1일 평균 5만9025명이 이용해 3%(1214명) 가량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은 늘었지만 국내 쇼핑객과 일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역세권 투자시 상권별 변화요인을 분석한 뒤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