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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신흥시장 再도약… 한국證市 15%(코스피 2300) 성장 가능"

  • 싱가포르=최규민 기자

  • 입력 : 2013.12.30 03:07

    [투자 高手들이 본 새해 세계경제 전망] [1]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론
    선진국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양적완화 축소도 큰 변수 안돼

    -한국·중국 증시, 왜 유망한가
    한국 기업, 탄탄한 실적 비해 주가 싸… 中은 외국인 투자 규제 크게 완화

    세계적인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는 내년도 세계경제를 밝게 봤다.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올해 부진했던 신흥시장 수익률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역사적으로 보면 신흥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때가 높은 수익률을 얻는 기회"라고도 했다.

    새해에 78세가 되는 현역 최고령 펀드매니저, 이머징 마켓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 그는 여전히 정력적인 모습이었다. 양복과 넥타이, 구두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멋을 낸 덕분에 나이보다 훨씬 활기차 보였다.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최근 한 달 동안 베트남, 루마니아,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다"며 "은퇴 생각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가볍게 일축했다.

    마크 모비우스 인터뷰는 지난 17일 싱가포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선텍시티 빌딩 38층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경기 호황 덕분인지, 새해를 맞는 싱가포르의 거리 분위기는 서울보다 훨씬 활기 넘쳤다. 싱가포르의 거리 분위기만큼이나 모비우스 회장의 내년 전망도 낙관적이었다.

    세계적 투자 고수, 마크 모비우스는“미국, 유럽, 중국 등 (회복세를 보이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2014년에는 신흥국들이 본격적으로 성장의 추진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신흥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때 투자 기회를 포착하라고 조언했다.
    세계적 투자 고수, 마크 모비우스는“미국, 유럽, 중국 등 (회복세를 보이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2014년에는 신흥국들이 본격적으로 성장의 추진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신흥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때 투자 기회를 포착하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그는 "올해 미국 증시가 이렇게 잘 나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2014년은 신흥시장이 본격적으로 재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1년간 신흥시장의 수익률은 10년간 평균 수익률을 밑돌고 있어요.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은 점점 나아지고 있고, 유럽은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모습이고, 중국은 내년에도 7% 성장이 가능할 겁니다. 이 정도 규모의 나라치고는 대단한 거지요. 이런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여러 내부적인 이유로 주춤했던 신흥국들이 내년에는 정치·경제 개혁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장의 추진력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는 있어도, 역사적으로 볼 때 신흥시장의 단기 조정은 늘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큰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여름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 증시가 급락했을 때도 모비우스 회장은 "우려가 과도하다"며 오히려 투자를 늘렸었다.

    모비우스 회장은 내년 신흥시장 중에서 중국이 가장 유망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은 내년에 훨씬 더 좋아질 겁니다. 새로운 증권 감독당국이 기업공개(IPO) 제도를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개혁했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했습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같은 정책도 상당히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어요."

    한국 증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올해 초와 연말 코스피를 놓고 보면 한국 증시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한국 증시를 "괜찮았다"고 평가하며 내년에는 10~1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로 따지면 내년에 2200~2300까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기업들이 여전히 견실한 실적을 내고 있고,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싸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모비우스 회장은 자신이 관리하는 4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펀드 자산 중 4%가량을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다. 그가 가장 성공적인 한국 투자 사례로 꼽는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영원무역홀딩스, 휠라코리아, LG패션, 네오팜 등이 주요 투자 종목이다. 의류와 제약, 건설 등 내수·소비재에 집중돼 있다. 그는 "얼마 전에는 카지노업체 GKL에 투자하기 위해 강남에 있는 카지노를 직접 방문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투자에도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북한은 정치적으로 너무 불안정하고 투자할 자원도 대수롭지 않다. 서방 투자자들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했다가 하루아침에 빈손으로 쫓겨난 경험이 있는데 북한에서 그런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누구]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MIT대에서 경제학·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7년 프랭클린 템플턴에 합류했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존 템플턴의 투자 방식과 신흥 시장에 대한 자신의 안목을 접목시켜 신흥 시장 투자라는 새 분야를 개척했다. 세계 최초의 신흥시장 전문 펀드인 ‘템플턴 이머징마켓 펀드’를 만들어 20년간 3만6000%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는 1999년 카슨그룹 조사에서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존 템플턴, 조지 소로스 등과 함께 20세기 최고 투자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장 중심 투자 원칙을 고수해 지금도 1년 중 대부분을 해외 탐방을 하면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