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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MBA] '진짜 보고서'의 7가지 시크릿

  •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 입력 : 2013.12.24 03:08

    [술 취한 뒤 상한 우유 마셔 고생한 당신… 이 상황 보고서로 쓴다면?]

    문제해결 도움돼야 '진짜'
    현상·원인·문제점·조치·대책·확인사항·발견경위 등 들어가야
    중요한 것은 '발견경위' - 내부와 시스템에 의해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야

    경영컨설팅을 하다 보면 수많은 보고서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진짜 보고서'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 현상, 해결책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짜 보고서를 쓰기 위해선 보고서의 7가지 요소를 알아야 한다. 일상에서의 한 예를 통해 알아보자.

    송년 모임에 참석한 당신. 오랜만에 통음했다. 인사불성이 되어 집에 들어온 당신. 냉장고 문을 열고 찬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술을 마시면 미각도 정신을 잃는가 보다. 우유 맛이 새콤하다. '새로 나온 레몬 맛 우유인가?'하고 생각할 무렵, 필름은 끊기고 몸은 침대에 쓰러진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참을 수 없는 복통이 밀려온다. 멈추지 않는 설사로 불면의 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 부인이 우연히 쓰레기통을 치우다 발견한다. 남편이 밤에 마신 우유는 유통기한이 일주일이나 지난 제품이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말한다. "식중독입니다. 상한 음식을 드셨군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래픽=정인성 기자
    이 상황에 대해 보고서를 쓴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 혹시 이렇게 썼는가?

    "술에 취해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우유를 마셨음. 이 때문에 식중독에 걸리고 밤새 고생함. 상한 음식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됨." 이렇게 썼다면 이는 보고서가 아니다.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쓸 때는 7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현상, 원인, 문제점, 조치, 대책, 확인 사항, 발견 경위 등이 들어가야 '진짜 보고서'다.

    '현상'이란 말 그대로 어떤 문제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다. '설사를 하는 것'이 현상이다. '원인'이란 이런 현상을 유발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여기서 원인은 냉장고에 들어 있던 상한 우유를 마신 것이다. '문제점'이란 이런 원인을 유발한 핵심 요인이다. 왜 상한 우유를 들이켜게 됐을까? 술 취해서?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우유가 냉장고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술에 취해 우유가 상한 것을 느끼지 못한 것은 핵심이 아닌, 둘째 요인쯤 된다. '조치'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이다. 병원에 즉각 달려가는 게 적절한 조치다. 누가 상한 우유를 넣어 뒀느냐며 범인을 색출하는 것은 조치가 아니다. 무능한 리더일수록 문제 해결보다는 책임자 색출에 사활을 건다.

    '대책'이란 앞으로 이런 문제점을 없애기 위한 방법이다.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즉각 즉각 버리는 게 대책이다. 또는 냉장고 칸을 나눠 유통기한이 가까워진 제품은 따로 보관해 특별히 주의토록 한다. '확인 사항'이란 이 같은 대책이 꾸준히 지켜지는지를 제도화, 매뉴얼화를 통해 관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식구끼리 당번을 정해 일주일에 한 번씩 냉장고 정리를 한다.

    마지막, '발견 경위'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알게 됐느냐'는 것이다. 우연히 알게 되거나 (부인이 쓰레기통을 치우다가) 외부에 의해 발견(상한 우유를 마셨다는 의사의 진단)됐다면 이는 좋지 않은 신호다. 문제점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어야 건강한 조직이다. 그런 의미에서 발견 경위는 중요하다.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를 '내부 대 외부' '우연 대 시스템'으로 나누고 문제점을 '내부와 시스템'에 의해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유능한 경영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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