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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CEO] 명형섭 대상 사장…위기를 기회로

  • 박지환 기자

  • 입력 : 2013.12.24 01:00

    명형섭 대상 대표이사. / 대상 제공
    명형섭 대상 대표이사. / 대상 제공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되기 전, 조미료 시장에서 이기지 못한 기업이 있다. 바로 미원(현 대상)이다.

    한때 회사의 사명이었던 미원은 아직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조미료 제품 중 하나다. 당시 미원은 귀한 손님이 올 때에나 음식에 아껴 넣을 정도로 귀한 양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일반 소비자들은 인공 조미료 대신 천연 조미료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조미료 시장의 절대강자이자 식음료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자랑했던 대상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겨낼 수 없을 정도의 위기는 아니었지만, 식음료 시장에서 대상의 위상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도 사기도 떨어졌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그 이면에는 기회가 숨어 있는 법. 위기의 대상을 다시 성장하는 기업으로 이끌어 낸 이가 바로 명형섭 대표다.

    2012년 대상 전무에서 승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명형섭 대표는 충남 당진 출신으로 경희고와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미원 기술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30년가량을 대상에서 근무해 왔다.

    그는 전분당 사업를 대상의 핵심으로 키우는데 기여했으며, 2010년부터는 식품사업 총괄 전무로 전분당 사업과 식품사업을 두루 거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명 대표는 대상의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회사의 위상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취임한 해 1월에 일본 악세스사와 식품제조 및 유통판매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6월에는 독일 닥터 오트커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닥터 오트커 제품을 한국 에서 독점판매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또 특허청이 주관한 ‘2012 특허기술상’ 시상식에서 ‘전분계 유화안정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식품업계 최초로 ‘지석영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10월에는 경쟁이 치열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국내 시장에서 탈피하기 위해 필리핀 리코 에퀴티즈사와 전분당 사업과 관련한 제휴를 체결하며, 국내 최초 필리핀 전분당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전분당과 관련해 사내외에서 인정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명 대표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명 대표는 자신이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전분당 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능성 클로렐라 종균 및 배양법’으로 특허청 주관 '특허기술상' 식품업계 최초 2회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올해 4월에는 냉장·냉동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진영식품을 인수했으며, 7월에는 성인 스낵 브랜드 ‘사브작’을 출시하며 성인간식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이런 노력은 불경기 속에서도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대상은 2012년 1조552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11.5%나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4.7%와 33.3% 증가한 1033억원과 73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올해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0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30대 식음료 기업의 영업이익이 평균 19% 이상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명 대표는 1973년 세 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단 네 명이 시작한 기업에서 불과 30년 만에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 명을 거느린 매출 8조원의 막강한 기업으로 키운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을 가장 존경한다.

    명 대표는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주장한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모토처럼 자신감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실천해 대상을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육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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