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식적으로는 TPP 참여의 경제 효과를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협상에 참여 중인 나라들이 어느 정도의 개방 수준에 합의할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다자간 무역협정의 성격상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알 수 없는 만큼 효과를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12개국, 인구 7억7000만명이 참여하는 총생산 규모 2조달러의 경제 공동체 구성을 논의하는 거대한 무역 공동체인 만큼 TPP 참가가 주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TPP에 가입할 경우 가입 후 5년까지는 0.04~ 0.12%, 가입 후 10년까지는 2.5~ 2.6%의 추가 경제성장 효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TPP에 불참한 채 기존의 무역협정에 머무를 경우, TPP 회원국과의 무역이 위축돼 0.11~0.19%가량의 성장률 하락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한국이 TPP에 가입할 경우 수출이 10년간 55억~57억달러가량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TPP에 참여하지 않으면 TPP 회원국 간의 무역이 촉진돼 한국의 대(對)TPP 회원국 수출은 10년간 최대 25억달러 줄어든다. 보고서는 한국이 TPP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일본이 동아시아 FTA에서 핵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우리만 TPP에서 소외될 경우 미국, 일본과 환태평양 주변국의 경제에서 한국이 유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원은 "되도록 빨리 협상에 참여해 우리 목소리가 협상 과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농업 분야 추가 개방과 이에 따른 국내 논란을 우려해 TPP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TPP 참여로 소폭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실익이 크지는 않다. 오히려 내년 쌀 관세화나 한·중 FTA 농업관세 철폐 문제 등과 맞물려 국내 농어민들의 반발이 커지는 등 사회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