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대를 모았던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 신도시들이 분양시장에서 고배를 마시시는 가운데서도 역시나 강남은 이름값을 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표현에 걸맞게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강남 일대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일제히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달 강남구 대치동에 분양한 대치청실은 25.44대 1,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송파 파크하비오푸르지오도 7.31대 1로 성공적인 청약 성적을 거뒀다. 지난 9월에 분양했던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잠원 역시 25.59대 1로 청약을 마무리했다.

◆ 강남에 대한 투자 수요 여전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 분양가 3000만원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래미안 대치청실은 당초 3.3㎡당 3000만원대 후반에 분양하는 대림 아크로리버파크 때문에 3200만원에 분양을 했어도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싸다고 인식돼 반사이익을 본 케이스다.

여기에 래미안 대치청실 조합원 입주권이 웃돈이 붙어 3000만원 중반 대를 호가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요가 몰렸다. 주변시세 역시 매매가가 평당 3700만~3900만원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비교하면 저렴했다는 평가다.

강남지역 아파트 일대

송파 파크하비오푸르지오 분양이 성공한 이유도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강남권 대단지인데도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됐다. 송파 파크하비오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1690만원으로, 전용 85㎡의 경우 5억원대 수준이다.

인근에 같은 평형대인 올림픽훼미리 매매시세(6억7500만원)는 물론이고, 잠실 리센츠 전세시세(6억7500만원)보다 저렴하다. 위례신도시 분양가인 3.3㎡당 1700만원대 수준과 비슷하다.

◆ 교통·학군 등 다른 지역과 달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구나 서초구에서 나오는 물량은 뛰어난 입지에 교통, 학군 등 모든 것이 잘 갖춰진데다 분양가도 주변시세와 저렴한 수준에서 나오기 때문에 다른 지역 물량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파트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신도시와는 달리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강남 아파트 단지들이 하락세를 보였던 것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그만큼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달 분양하는 역삼자이, 대림 아크로리버파크 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래미안 대치청실 모델하우스 현장

송파구 M공인 관계자는 "최근 강남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대부분 유명 브랜드를 달고 있는데다 뛰어난 입지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청약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며 "특히 연말까지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향후 5년간 양도세도 감면받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호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분양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일반 분양 규모가 크지 않아 발생한 착시효과란 지적도 있다. 실제 래미안 대치청실은 전체 1608가구 중 일반분양은 162가구에 불과했다. 역삼자이도 전체 408가구 중 일반 분양 물량은 86가구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