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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소비자 마음 꿰뚫어 볼 것"

  • 이인묵 기자

  • 입력 : 2013.11.22 03:06

    상품 추천 프로그램 '레코픽'
    이채현 SK플래닛 개발총괄 팀장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강점은 관련 상품 추천이다. 아마존은 고객들의 상품 페이지 방문·장바구니 담기·구매 등 행동을 분석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상품을 보는 고객에게 관심 있을 만한 다른 상품을 추천한다. 아마존에서 추천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국제표준화기구(IEEE)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 매출에서 추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 넘는다.

    상품 추천 프로그램 '레코픽'
    SK플래닛의 추천 프로그램 ‘레코픽’개발을 총괄하는 이채현 팀장(가운데)이 팀원들과 함께 추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플래닛 제공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다. SK플래닛이 올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레코픽(RecoPick)'이 바로 그것이다. 아마존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이 서비스를 외부 업체에도 공개하고 있다는 것. 레코픽 개발을 총괄하는 이채현(29) 팀장은 "레코픽과 비교 안 해봐서 모르지만 아마 아마존 추천이 세계에서 제일 좋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아마존만 쓸 수 있다. 레코픽은 다양한 업종에 맞춰 쉽고 싸게 쓸 수 있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레코픽은 소규모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간단히 쓸 수 있다. 업체에서 할 일이라고는 웹사이트에 프로그램 코드 한 줄을 넣는 것밖에 없다. 한 줄만 넣으면 레코픽이 쇼핑몰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추천 상품을 뽑아 보여준다. 중소 규모 쇼핑몰 기준 월 사용료는 30만~50만원 정도밖에 안 한다.

    상품 추천 프로그램의 기본 개념은 단순하다. 함께 사는 상품을 묶어서 보여주는 것. 예컨대 구이용 등심을 사는 사람에게 쌈 채소를 함께 사라고 권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적용은 어렵다. 단순히 사용자가 특정 상품을 산 후에 많이 클릭한 상품을 추천하도록 하면, 인기 상품 순위와 비슷해져 버린다. 인기 상품일수록 구입한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추천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다양한 변수를 복잡하게 조합해야 한다. 이 팀장은 이 개발 과정을 "예술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개발자가 영감(靈感)을 가지고 여러 변수를 섞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이 부분은 예술이죠. 하지만 그다음은 프로그램을 적용해 기존 프로그램 대비 효율을 검증합니다. 클릭 수가 얼마나 더 나오는지, 매출이 얼마나 더 나오는지요. 철저히 데이터가 중심인 과학입니다."

    레코픽이 현재 확보한 고객은 10여곳. SK플래닛 내부 고객인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를 비롯해 소셜 쇼핑 사이트 '티켓몬스터', 동영상 서비스 '판도라TV' 등 대형 고객도 확보했다.

    레코픽의 빠른 성장의 뒤에는 '숫자로 증명되는' 기술이 있다. 한 중소 인터넷 쇼핑몰은 레코픽 적용 이후 한 달 만에 연관 상품을 클릭한 사용자는 2배 늘었고, 매출은 8% 늘었다. 11번가는 상품 분류별 판매 순위 상위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추천 프로그램 적용 후 연관 상품을 클릭하는 소비자 수가 2배 늘었고, 1인당 연관 상품 구매 매출도 2.4배로 늘었다. 추천 프로그램 적용이 돈 되는 고객을 불러온 것이다.

    이 팀장은 "앞으로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해 더 많은 기업이 손쉽게 추천 서비스를 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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