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패션이 돌아오고 있다

조선일보
  • 김진 기자
    입력 2013.11.21 03:02

    홈쇼핑 업체 GS샵… 디자이너와 손잡고 고급 패션 유통업체로
    홈쇼핑 패션 시장, 한해 매출 3조원 규모"… 2~3년안에 5조원 넘을듯"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역삼동에 있는 공연장 '라움'. 손정완, 김석원, 윤원정, 김서룡, 홍혜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12명이 무대에 올랐다. 홈쇼핑 'GS샵'이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와 협업한 겨울 신상품 패션쇼 '2013 윈터컬렉션'을 연 것. GS샵은 이 자리에서 'K-패션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GS샵 허태수 사장은 "홈쇼핑은 침체된 패션 사업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디자이너 육성과 중소 패션 제조사 지원을 통해 K-패션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홈쇼핑이 K-패션의 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패션업계가 움츠리고 있지만, 중저가의 홈쇼핑 패션 시장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5조원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패션 시장에서 지난해 주요 홈쇼핑업체를 통한 패션 매출은 3조원. 전체의 6.7% 정도다. 전문가들은 홈쇼핑 패션 시장이 2~3년 안에 5조원을 돌파하며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샵과 브랜드를 출시한 국내 디자이너
    GS샵과 함께 브랜드를 출시한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승희, 김서룡, 홍혜진, 손정완, 윤원정, 김석원, 이석태씨 / GS샵 제공
    ◇고급 패션 유통업체로 바뀌는 홈쇼핑

    홈쇼핑은 그동안 가격이 싸기는 하지만 시장의 유행을 쫓아가는 유통 채널 정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력파 디자이너나 유명 브랜드와 협업으로 품질을 높이면서, 최신 유행을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

    GS샵의 경우 디자이너 브랜드를 앞세워 백화점 못지않은 고급 패션 유통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자이너 브랜드란 기업명이나 따로 고안된 이름을 붙이지 않고 디자이너 이름을 그대로 붙인 형태를 말한다. 의류 기획부터 디자인, 관리, 판매를 회사가 아닌 디자이너가 맡는다. GS샵과 협업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는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판매는 GS샵이 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GS샵은 지난해 11월 디자이너 손정완씨와 손잡고 'SJ 와니'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올해에는 이승희씨, 이석태씨, 부부 디자이너인 김석원·윤원정씨 등 15명과 협업해 새 브랜드를 냈다. GS샵 관계자는 "올해 패션부문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이 중 1000억원은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에서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의 판매 활로도 지원한다. 시장이 명품과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로 양극화되면서 토종 패션 브랜드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디자이너들이 뚫고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GS샵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유통망은 자체 매장과 백화점 등으로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며 "TV와 인터넷, 모바일 등 모든 채널을 통해 신규 판로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모든 사업을 혼자 힘으로 해내야 하는 디자이너들도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홈쇼핑을 환영하고 있다. 디자이너 이승희씨는 "GS샵과 함께 '알레뜨'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나 혼자 힘만으로는 만들기 힘든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윈터컬렉션 패션쇼에 소개된 디자이너 15명의 작품
    GS샵이 지난달 서울 역삼동 라움에서 연 윈터컬렉션 패션쇼에 소개된 디자이너 15명의 작품 / GS샵 제공
    ◇디자이너 육성하며 해외 진출도 지원

    올해부터는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의 일정 부분을 '디자이너 육성 지원 기금'으로 만들어, 우수 디자이너의 해외 패션쇼와 유통업체 입점도 지원하고 있다. 기금은 현재까지 손정완, 부부 디자이너인 김석원·윤원정, 싸이의 무대의상을 디자인한 김서룡씨를 지원했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GS샵은 지난 9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와 '양국 디자이너의 상호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협회는 랄프로렌, 마크제이콥스, 베라왕 등 400여명의 유명·신진 디자이너가 소속된 비영리단체다. 이 협약을 계기로 국내 디자이너들은 미국 패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재 GS샵과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는 디자이너 선정 작업과 진출 형태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세계 패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GS샵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의 4대 패션 컬렉션에서 GS샵과 협업하는 디자이너 15인의 패션쇼를 선보였다. 허태수 사장은 "인도와 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 6개국의 GS샵 합작 홈쇼핑을 통해 디자이너 상품을 수출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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