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국타이어와 하이트진로 등 약 13개 그룹이 주채무계열로 새로 편입되고 두산과 한진중공업등 3개 그룹이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돼 주채권은행의 관리를 받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대기업 부실을 사전에 막기 위해 내년부터 채권은행이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을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에서 0.075%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을 올해 적용했다면 주채무계열 그룹수는 30개에서 43개로 13개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기업 부실 방지와 은행의 건전성을 위해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전체 금융권 여신의 0.1%를 넘는 그룹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해 왔다. 평가 결과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그룹은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

2009년 이후 신용공여액이 줄면서 주채무계열에서 빠진 그룹은 한국타이어·하이트진로·한솔·SPP·현대·애경·대주·아주산업·지엠대우(한국지엠)·영풍·이랜드 등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로 주채무계열로 포함되는 그룹 이름을 말할 순 없지만 그동안 신용공여액이 줄면서 빠졌던 그룹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새로 도입되는 관리대상 계열은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우려가 큰 계열이 대상이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올해 30개 주채무계열 중)3개 그룹이 대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산과 한진중공업 등 취약업종의 기업을 주력 계열사로 둔 곳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말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349%, 한진중공업은 240%다.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된 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정보제공 약정을 체결하고 신규사업 진출, 해외투자 등 중요한 영업활동을 하기 전에 주채권은행과 협의해야 한다. 금융위는 주채권은행과 다른 채권은행들이 가이드라인을 체결해 관리대상 계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은 관리대상 계열에 대해 수시로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필요 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 수 있다. 3년 연속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되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한다.

금융위는 주채무계열 기업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을 거부하면 주채권은행이 경영진 교체 권고, 금리인상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약정을 성실히 이행한 기업엔 신규자금 지원 등 혜택을 줄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달 중순 은행권의 의견을 들어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2월까지 규정 개정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