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 할인경쟁하다 공멸위기…미샤 2분기 이어 3분기도 적자 우려

조선비즈
  • 안상희 기자
    입력 2013.10.21 15:27 | 수정 2013.10.21 17:26

    /미샤 로고
    브랜드숍<키워드 참고> 화장품업체들이 ‘할인 경쟁’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미샤’ 브랜드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078520)가 올 2분기 5년 반 만에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실적도 당초 예상만큼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 2분기에 영업손실 21억원과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 2007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에 빠졌다. 당시 에이블씨엔씨 측은 “경쟁심화, 광고·프로모션 등의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며 “회사가 계절적으로 3~4분기에 실적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어 3분기부터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현재 에이블씨엔씨가 3분기에도 부진한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연일 나오고 있다. 50% 할인행사인 빅세일도 지난 7월 진행됐고, 매장 수가 9월말 기준 710개로 전년대비 120개가 늘었음에도 매출액은 역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이 취합한 증권사들의 에이블씨엔씨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10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11%가량 늘어났지만, 작년 같은 기간대비로는 8.5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해 7억3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에이블씨엔씨는 11월 중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에 매출액이 전년대비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영업이익은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국과 일본 쪽 성과가 괜찮게 나오고 하반기에 갈수록 실적이 잘 나왔던 과거 흐름을 봤을때 올해 매출 목표치인 5140억원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가도 반 토막 났다. 올 3월 중순 8만6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21일 현재 3만16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60% 넘게 하락한 것이다.

    주가 하락에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도 주주들과 소통을 넓혀가고 있다. 18일 서영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주주님들과 토론(?) 또는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면 참석하실 분 계실련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불안해진 주주들에게 회사의 상황을 성명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로 업계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서 회장은 앞서 13일에는 페이스북에 “주가에 대해 울분 토하시는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주식에 대해서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하니 대응도 단순합니다. 실적. 앞으로도 제가 주가를 대하는 자세는 이와 같을 겁니다. 제가 진정으로 관심 가지는 것은 2017년 1조원이라는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것 이것뿐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올 한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작금의 화장품 시장이 미샤에게 결코 나쁜 환경이라고 생각하지 않다”며, “주가로 상심이 크신 주주님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미샤와 더페이스샵을 포함한 브랜드숍들은 2010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이후 2011년, 2012년까지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며 지난해말부터 이상신호가 들려왔다.

    브랜드숍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숍들도 경쟁적으로 할인정책을 펼치면서 업계 전체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소비자들도 할인판매하는 날이 하지 않는 날보다 많아지는 것을 보고 ‘브랜드 숍 화장품의 정가는 도대체 얼마이길래 거의 매일 할인판매를 하느냐’며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브랜드숍 상위 5개 업체인 미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 네이처리퍼블릭의 할인판매일 수는 54일이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11년에는 107일로 두배가량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240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9월 기준 252일간의 세일이 진행됐다.

    최근 브랜드숍들은 과열 경쟁으로 인한 소비 부진과 광고·프로모션 비용 증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7월 정도에는 화장품 브랜드숍 출점 등과 관련된 영업상 제약 사항들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브랜드 숍
    특정 화장품 회사의 제품만 판매하는 화장품 매장. 2000년대 초반 등장해 대표적인 화장품 유통망으로 자리잡았다. 과거 여러 회사의 화장품을 판매하던 종합화장품 매장과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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