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매장에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상가가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개인들이 분양 받은 소규모 점포들이다. 상가 활성화가 제대로 안됐고 대형 백화점이 입점하면서 소상공인들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 경매장에 쏟아지는 가든파이브 상가들

1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상가 5건은 이달과 다음 달 경매에 들어간다. 물건 모두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1차례씩 유찰됐다. 가든파이브 상가 경매 물건은 작년에는 3개가 나왔는데 올해는 12개로 4배나 늘었다.

가든파이브 내 비어있는 상가 모습

경매로 나온 물건의 특징은 NC백화점이 입점한 라이프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2009~2010년 개인이 분양 받은 1억~3억원 수준의 소점포다. 청계천 변에서 장사를 하다 대출을 받아 가든파이브로 옮겨왔지만 장사가 잘 안되면서 대출금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나온 물건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라이프동 패션관 8층 한 점포의 경우 청계천 변에서 영업을 하다 2009년 가든파이브에 입점하기 위해 우리은행 청계 8가에서 1억4094만원을 대출 받고 상가를 분양 받았다. 하지만 장사가 잘 안되면서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추가 대출을 받았지만 상환이 어려워지자 경매로 나왔다.

가든파이브 내 비어있는 상가 모습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부분의 물건들이 여러 차례 대출을 받았고 자금에 압박이 컸던 물건들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 “NC백화점 입주가 오히려 독(䓯)이 됐다”

가든파이브는 크게 총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청계천 공구 상가 들이 이주한 공구동, 아파트형 공장인 웍스(works)동, 의류·전자 등이 입점한 라이프(Life) 동이다.

가든파이브 구성도

서울시와 SH공사는 청계천 공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가든파이브로 이주 시켰다. 향후 최고의 상업지역으로 번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상인들은 가든파이브 상가를 분양 받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장밋빛 현실은 허망한 꿈으로 전락했다. 대부분의 상가 분양률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50%를 밑돌고 있고 전혀 활성화 되지 못했다. 장사가 안되자 대출금을 갚지 못한 상인들은 어려움에 처했다.

더군다나 당초 도소매업 위주의 테마 상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과는 달리 대규모 공실 사태를 막기 위해 NC백화점이 입점한게 화근이 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가가 활성화 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소매점은 소매점대로 손님을 뺏겼고 도매점은 소매점 손님만 찾아왔다.

가든파이브에 입점한 NC백화점 모습

최근 진행된 가든파이브 상가 분양도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 5월 13~15일 이뤄진 라이프동 상가 165실 분양에 입찰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송파 지역 부동산 대형 호재인 KTX 수서역 개발이 확정됐고 문정지구 개발도 진행되고 있는 점이 무색할 정도였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사실 청계천에서 이주 안하고 남은 사람들은 지금 더 장사를 잘하고 있다”며 “서울시랑 SH공사가 좋은 말로 속여서 강제로 이주시키더니 결국 다 빚쟁이만 된 꼴”이라고 말했다.

◆ SH공사 “곧 분양가 낮춰서 재공급 할 것”

가든파이브를 관리하는 SH공사는 곧 분양가를 낮춰서 상가를 재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H공사 관계자는 “도심에도 상업용 매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든파이브 상가 역시 공실률이 높아 당분간은 분양 보다 임대 위주로 공급할 계획이며 분양가를 소폭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특별한 대책은 사실상 지금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배후에 대규모 물류 단지 등이 있지만 개발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분양이 안된 상가를 대규모로 일괄 공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당분간 상황을 바꿀 만한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