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사건 공판 문용선 부장 판사의 '말말말'

조선비즈
  • 안지영 기자
    입력 2013.09.27 16:47

    “회장이 담 넘어가서 물건을 훔쳐오라면 훔치겠느냐.”


    “최태원은 왕이고 최재원은 행동대장 같다.”

    수백억원대의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 형제의 항소심 재판의 심리를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4부 문용선(55) 판사의 ‘돌직구’ 발언이 화제다.

    문 판사는 지난 7월 29일 열린 공판에서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를 ‘조직폭력배’에 비유했다.

    최 부회장이 검찰을 찾아가 ‘SK 계열사 펀드 출자금 중 450억원을 김원홍에게 불법송금하도록 지시한 게 자신’이라고 거짓 자백한 경위를 물으며 “조직폭력배 두목이 자기는 빠지려고 ‘네가 가서 나 대신했다고 해라’고 시킬 때도 두목이나 본인이 (실제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며 법정에 앉은 최 회장 형제에 일침을 가했다.

    6월 14일 8차 공판에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태원 회장은 펀드 조성 과정을 몰랐을 수 있다’고 말하자 “모르는 게 유죄다”며 “SK는 주주만의 회사가 아니라 좁게는 직원들, 크게는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회사인데 회장이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문 판사는 최 회장이 계열사에서 자금을 출자받은 사실은 알았지만 이를 김원홍에게 송금한 사실은 몰랐다는 최 회장의 주장을 “어떤 사람을 만난 건 인정하는데 죽이지는 않았다는 얘기”라고 비유했다. 이어 “만나기만 했다는 점을 깔끔하게 증명해보라”며 “설득이 되는지 보겠다”고 말해 최 회장 변호인단을 긴장시켰다.

    일각에서는 문 판사의 거침없는 발언에 대해 ‘중립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재판장의 발언 수위가 아슬아슬하다’, ‘원님 재판 같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문 판사는 14차 공판에서 “항소심 재판을 하면서 무죄 판결할 때가 제일 즐겁고 기쁘고 보람된다”며 “어머니가 정화수를 떠놓고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것처럼 나도 피고인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오늘 오후 2시에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동생 최 부회장에게는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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