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기전자

특허소송 바람 잘 날 없는 삼성…한달에 8건꼴로 피소

  • 박정현 기자

  • 입력 : 2013.09.21 01:34

    글로벌 IT기업들에 대한 특허괴물(주요 특허를 사들인 다음 이를 위반한 기업에 막대한 소송을 제기해 수익을 얻는 특허전문회사)의 소송 공격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자동차(005380)등 한국 기업에 대한 특허괴물의 공격이 급증하면서 소송 범위도 전자 기기에서 자동차, 항공까지 다양한 업종으로 넓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주요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삼성전자(005930)다. 지식재산보호협회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해외 특허전문회사(특허괴물) 2442개의 활동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공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3개월간 특허괴물로부터 25건에 걸쳐 피소를 당했다. 한 달에 8건꼴로 제소를 당한 것이다.
    삼성전자 모바일연구소 R5
    삼성전자 모바일연구소 R5
    해외 특허전문 조사기관 페이턴트프리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반 동안 특허괴물로부터 총 133건의 피소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에만 주요 특허괴물로부터 최소한 19건 이상 피소됐다. 지식재산보호협회와 페이턴트프리덤의 집계 결과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특허괴물을 선정하는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양 기관 모두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공격을 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페이턴트프리덤에 따르면 해외 업체 중 애플(1위)이 171건으로 가장 많이 피소 당했고 휴렛팩커드(2위)가 137건으로 두번째로 많이 공격을 받았다.

    특허괴물이 아닌 경쟁 업체들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IT기업들에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견제하고 있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이 삼성전자의 싱크모션 진공청소기가 자사의 방향전환 기술을 모방했다며 영국 고등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에 속한다. 다이슨은 특허괴물이 아니라 창업자이자 발명가인 제임스 다이슨이 만든 가전업체이다. 하지만 다이슨은 한국 기업들이 자사의 가전제품을 모방했다며 여러차례 소송을 제기해왔다.

    미국 보스턴대(BU)도 지난 4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2 등이 자대 소속 교수가 출원한 반도체 부품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보스턴대는 작년부터 삼성 이외에도 애플을 포함해 크고 작은 IT업체를 상대로 8차례에 걸쳐 유사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소속 교수들이 보유한 특허권을 무기삼아 배상금과 사용료(로열티)를 받아 내기 위한 전략이다.

    기술업체들이 특허 침해 소송에 과도하게 휘말리게 되면 기술·제품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특허괴물을 무조건 비판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특허 기술 확보에 나서고 사업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허부자’의 저자 전기억 특허심판원 수석심판관은 “세계적인 NPE들이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수많은 로열티를 얻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계속 NPE를 특허괴물로만 인식하고 배척한다면 세계적인 비즈니스 흐름을 놓치고 손해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 맞춰 삼성도 특허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힘을 기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지분 100%의 특허인수 전문기업 ‘인텔렉추얼 키스톤 테크놀러지(IKT)’를 설립했다. 해외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특허 대응 조직을 설립한 것이다.

    지식재산보호협회 관계자는 “미국 NPE가 제기하든지 우리나라 기업이 제기하든지, 어떤 경우이든 건전한 기업발전이나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며 “무분별한 소송으로 인해 신이나 고용 창출의 기회를 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