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업계 1위 네이버(NHN(181710))가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업체에 이어 맛집 정보, 기록 애플리케이션(앱), 패션 정보 서비스 업체 대표들과 만나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벤처기업상생협의체는 23일 오전 11시 경기 성남 삼평동에 위치한 다산네트웍스 본사에서 '벤처기업상생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6개 벤처 업체 대표들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상헌 네이버 대표를 비롯한 네이버의 각 사업 부문 담당 임원진이 참석했으며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이원우 메뉴판닷컴 대표, 남상욱 인스타일핏 대표, 배효환 이앤비소프트 대표, 이수희 조아라 대표도 자리했다.

벤처기업상생협의체 제공

이날 회의는 지난 7일 네이버가 부동산114와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들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세번째로 열린 회의다. 두번째 회의 당시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 정보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3차 회의에 참석한 벤처 업체 대표들은 그간 네이버로 인해 겪은 고충과 피해에 대해 얘기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그간 벤처·중소 업체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도용해 해당 업체의 문을 닫게 했다고 지적받아왔다. 네이버는 2010년 전국의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메뉴판닷컴을 모방한 '윙스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대학생 윤자영씨가 만든 패션정보 공유 앱 스타일쉐어와 유사한 '워너비'를 올 4월 출시했으며, 작년 10월에는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가 제작한 클라우드 기록 앱 '솜노트'의 기능을 자사의 '네이버 메모'에 포함시켰다.

벤처 업체 대표들은 그간 네이버가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이용,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주장해왔다. 벤처ㆍ중소 업체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자사의 서비스를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시켜 공정한 경쟁을 막았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상생협의체 관계자는 "3차 회의에서는 벤처 업체들의 고충과 불만에 대한 얘기가 주로 다뤄졌다"면서 "네이버의 사업 중단 등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벤처 업체 대표들은 이윤식 검색본부장, 한성숙 네이버서비스1본부장, 한규흥 네이버서비스2본부장, 박종만 e커머스본부장 등 실무 경영진에게 직접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벤처 대표들의 고민을 듣고난 뒤 네이버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상생협의체의 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벤처 대표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몇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남민우 벤처기업상생협의체 위원장은 "네이버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과 벤처 업체를 위한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상생협의체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날 초 4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