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경제를 통해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 2013 공유 서울 콘퍼런스'에서는 공유경제가 시민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공유 경제를 실제로 경험한 이들은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나눠쓸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기존 제도권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유경제로부터 더 큰 사회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법적·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공유경제가 바꿔놓은 새로운 삶

남는 방을 공유해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의 조 게비아 창업주는 새로운 경험이 만들어 내는 가치에 대해 말했다. 그는 "방을 공유하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험을 얻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조 게비아 창업주와 에어비앤비에 방을 공유한 주인장들

실제로 서울에서 방을 공유하는 집주인들은 조 게비아와 함께 나와 경험이 주는 가치가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년 동안 에어비앤비에 방을 공유해 200~300명의 손님을 받은 유재무씨는 "루마니아 출신 선장이 우리집을 거점으로 대만 출장을 다니고 숙박 중이던 독일 사람과 마음이 맞아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방을 공유한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해외여행도 다니며 여행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자본금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가진 돈을 공유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금융기관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클라우드 펀딩은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서 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자금을 모아 결과물을 이루고 수익이 발생하면 참여자들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이다.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WADIZ)의 신혜성 대표는 "오랜 기간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금융기관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며 "크라우드 펀딩은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수동적 소비 형태가 적극적인 참여 형태로 변경되는 것은 가장 큰 변화"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000대 정도의 차를 공유하는 카쉐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봉형 그린카 대표는 "하루에 3시간 남짓 쓰는 차를 주차장에 비싼 주차료를 내면서 방치해 둬야 하지만 카 쉐어링을 이용하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만큼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의 카쉐어링 업체 집카가 1만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70만명의 회원이 있는 이유도 공유경제 생활이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동 의류를 공유하는 키플의 이성영 대표는 "나한테 작아진 것을 남한테 주고 그 사람들이 내놓는 것은 내가 이용하면서 의류 수거함에 1kg당 400원에 버려지는 옷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다"며 "신뢰를 기반으로 공유를 통해 금전적 효용과 버려지는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과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석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팀장은 공유경제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가치에 설명했다. 그는 뉴욕시의 공유 자전거 '시티 바이크' 이야기를 꺼냈다. 양 팀장은 "공유 자전거를 통해 자전거를 만들고 수리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뉴욕시는 깨끗한 환경과 새로운 이미지까지 함께 얻었다"며 "기존의 산업화 시대에서 말하던 효율성과는 또 다른 개념의 가치와 효율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WADIZ)의 신혜성 대표, 아동 의류를 공유하는 키플의 이성영 대표, 양석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팀장, 카쉐어링업체 이봉형 그린카 대표.

◆ 공유 경제, 넘어야 할 장애물 많아…법적 지원도 필요

하지만 아직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았다.

키플의 이성영 대표는 "공유 경제에는 아직 넘어 서야 할 장애물이 많다"며 "참여하는 제품이 많이 부족하고 번거로우며 품질이 보증이 안 되고 공정한 평가와 보상, 잉여물품 처분의 만족성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쉽게 사고 소비하는 현재의 자본주의적 소비보다 더 나은 효용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유 기업과 공유 경제가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석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팀장은 "공유경제는 회사법, 주택법, 지적재산권법, 비영리법, 상업 규제법, 모금법 등 관련 규제만 10여개"라며 "미국에서도 공유경제 기업들이 법적 문제를 겪고 있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유경제 출연으로 달라지는 생활만큼 관련 법들도 맞춰서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형 그린카 대표는 "북미와 유럽의 경우 환경보전을 위해 카쉐어링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치단체의 주차공간 제공, 고속도로 요금 감면, 보조금 지급, 홍보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