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전분기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하반기에 선진국의 경기회복 등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희망 섞인 전망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제 경착륙, 유럽 재정위기 심화, 일본 아베노믹스 성패 여부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 중에서 한 두개가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더 악확되면 경기가 전망대로 개선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 2분기 GDP 1.1% 증가, 민간 부문 약한데 정부가 끌어올려
2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1.1% 늘어 이달초 한은이 전망한 1.0%를 웃돌았다. 9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고 예상보다 높은 수치여서 고무적인 실적이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질적으로도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2분기 GDP 실적이 좋았던 것은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덕분이다. 정부소비는 전분기대비 2.4% 증가해 작년 1분기(3.5%)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의 영향이다. 건설투자는 3.3% 증가했다. 주택경기가 조금 나아지긴했지만 민간 부문보다는 신도시, 혁신도시 등 공공건설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평가다.
민간소비는 1분기(-0.4%)의 마이너스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0.6% 증가에 그쳤고 수출증가율도 1.5%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0.7% 감소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전분기대비)는 작년 1분기 0.5%에서 2분기 0.0%, 3분기 0.1%, 4분기 -0.1%로 떨어졌다"며 "올해도 1분기 0.2%, 2분기 0.4%에서 하반기에 0.0% 정도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민간 소비와 투자가 미약한 상황에서 경기를 이끌어갈 모멘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불확실성 속에서 희망섞인 전망, 대외여건 한두개 악화되면 상저하중 될 수도"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7%로 전망했고, 한은은 2.8%로 봤다. KDI는 2.6%, LG경제연구원은 2.8% 등으로 대부분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전망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여러가지 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경제전망 특성상 현실화되지 않은 조건은 전망에 반영하지 않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국내 요인, 대외 요인 상황으로 보면 상저하고로 볼 수 있지만 리스크 요인이 많다"며 "리스크 요인 한두개가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안좋아지면 상저하고보다는 상저하중(上低下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수출이 아직까지는 큰 역할을 못했고 하반기에도 (두자릿수 증가율 정도로) 크게 올라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2% 후반대 성장률도 실현된다고 보장할 수 없는 희망섞인 전망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은이 미국 경제 회복 전망 등에 따라 기대를 걸고 있는 수출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김성태 KDI 부연구위원은 "IMF가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수치를 보고 세계 경제 성장률을 낮췄는데, 그렇다면 세계 경제에 영향 받는 우리나라 수출도 예상만큼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당초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미국과 유로존에 대해 1.7%, -0.6%로 각각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를 내렸다.
반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은 개발도상국보다는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전기전자, 자동차 수입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이 회복되면서 우리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신 위원은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8%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입력 2013.07.25. 13:51
오늘의 핫뉴스
100자평